김한정 "명태균에 돈 준 건 맞다"…오세훈 공모는 부인


명태균에 3300만원 이상 지급 인정
오세훈에 여론조사 보낸 이유는 불분명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사건 재판에서 후원자 김한정 씨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오 시장이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요청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 김한정 씨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비 수천만원을 건넸다고 인정했지만 오 시장이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요청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한 경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답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 등의 공판에서 김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김 씨가 지난 2021년 명 씨에게 수차례 돈을 지급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김 씨는 명 씨에게 3300만원 이상을 건넨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단지 여론조사 추이가 궁금했고 (당시) 오 시장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오 시장이나 강철원의 부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 씨에게 명 씨를 두고 "사기성이 보였다",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계속해서 돈을 지급한 이유도 물었다.

김 씨는 "명 씨가 돈이 없다고 해서 도와준 측면도 있다"며 "여론조사를 대납해 줘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강 전 부시장과 명 씨가 여론조사 문제로 갈등을 빚은 상황 뒤에도 명 씨와 연락을 이어간 이유를 묻자 "명 씨가 오 시장에 악감정을 갖고 있었다"며 "밖에 나가 계속 나쁜 이야기를 할 것 같아 달래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특검팀은 김 씨가 명 씨에게 받은 여론조사 결과를 오 시장에게 전달한 경위도 물었다.

김 씨는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30번 받으면 한두 번 보냈다"며 "도움이 되려나 싶어 보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을 피했다.

특검팀이 특정 시점부터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보낸 이유를 계속해서 추궁하자 김 씨는 "그거는 제 마음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어 김 씨는 "사기꾼에게 덮어써 참고인으로 불려 갔다가 피고인이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렇게 쉽게 대답할 상황이 아니다"며 "다른 피고인의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제3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필요해서 보냈던 것 같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반복하며 끝내 구체적인 경위는 설명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오 시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최후 변론을 진행한 뒤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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