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 김한정 씨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비 수천만원을 건넸다고 인정했지만 오 시장이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요청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한 경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답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 등의 공판에서 김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김 씨가 지난 2021년 명 씨에게 수차례 돈을 지급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김 씨는 명 씨에게 3300만원 이상을 건넨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단지 여론조사 추이가 궁금했고 (당시) 오 시장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오 시장이나 강철원의 부탁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 씨에게 명 씨를 두고 "사기성이 보였다",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계속해서 돈을 지급한 이유도 물었다.
김 씨는 "명 씨가 돈이 없다고 해서 도와준 측면도 있다"며 "여론조사를 대납해 줘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강 전 부시장과 명 씨가 여론조사 문제로 갈등을 빚은 상황 뒤에도 명 씨와 연락을 이어간 이유를 묻자 "명 씨가 오 시장에 악감정을 갖고 있었다"며 "밖에 나가 계속 나쁜 이야기를 할 것 같아 달래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 씨가 명 씨에게 받은 여론조사 결과를 오 시장에게 전달한 경위도 물었다.
김 씨는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30번 받으면 한두 번 보냈다"며 "도움이 되려나 싶어 보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을 피했다.
특검팀이 특정 시점부터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보낸 이유를 계속해서 추궁하자 김 씨는 "그거는 제 마음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어 김 씨는 "사기꾼에게 덮어써 참고인으로 불려 갔다가 피고인이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렇게 쉽게 대답할 상황이 아니다"며 "다른 피고인의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제3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필요해서 보냈던 것 같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반복하며 끝내 구체적인 경위는 설명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오 시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최후 변론을 진행한 뒤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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