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안보 지켜와"…철원 접경지역 주민 목소리 들어봤더니


강원도 철원서 평화 토론회 개최
주민들 한목소리 "출입 절차 완화"
정부 "주민들 불편 해소 지속 노력"

김남중 통일부 차관(사진)은 12일 강원도 철원에서 접경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평화 토론회 개회사에서 평화가 곧 민생”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더팩트ㅣ철원=정소영 기자] 12일 강원도 철원에서 '접경의 목소리, 평화를 말하다'를 주제로 접경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평화 토론회가 열렸다. 주민들은 민통선 내 복잡한 출입 절차와 활동 제약 등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통일부는 이날 강원도 철원에서 접경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평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김남중 통일부 차관을 비롯해 통일부·국방부 관계자와 유광종 철원군 부군수, 최일호 강원도교육청 통일교육원장, 정일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 김진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마을 주민 101명 등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개회사에서 "이재명 정부는 지난 1년간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공존의 기초를 마련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정부 출범 직후 대북 확성기 방송과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항공안전법도 개정했다"며 "이제 접경지역에서는 제도적으로 대북 전단과 무인기 살포 행위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평화가 곧 민생"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적대행위 하지 않겠다는 3원칙을 확고히 견지해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기조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은 서면 축사에서 "접경지역 주민들은 오랫동안 국가안보 최일선에서 각종 규제와 생활 불편을 감내하며 삶의 터전을 지켜왔다"며 "접경지역 관련 논의는 현실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의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에는 김남중 통일부 차관을 비롯해 통일부·국방부 관계자와 유광종 철원군 부군수, 최일호 강원도교육청 통일교육원장, 정일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 김진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마을 주민 101명 등이 참석했다. 사진은 토론회에 참석한 접경지역 주민들. /철원=정소영 기자

토론회는 정일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의 기조발제에 이어 김진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됐다. 발표토론에는 박성렬 통일부 접경협력과 과장, 박민호 국방부 군비통제비확산정책과 과장, 장기환 씨(정연리 이장), 김종연 씨(이길리 이장), 안한철 씨(유곡리 노인회장)가 참여했다.

발표토론에서는 주민들의 구체적인 고충이 이어졌다. 장 씨는 "군사보호시설이라는 명목 아래 주민들이 현재도 많은 통제를 받고 산다"며 "접경지역 특별법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 주민들은 그 내용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마을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출입 절차가 까다로워 방문객들이 신청을 꺼린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주민등록증만으로 당일 신청해 들어올 수 있도록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씨는 민통선 출입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꼽으며 "오늘 나온 이야기가 말뿐인 행정으로 끝나지 않도록 반드시 피드백해달라"고 요청했다.

안 회장은 지뢰 폭발음 문제를 호소했다. 그는 "대남방송이 중단된 이후 올해 들어 DMZ 안쪽에서 지뢰 터지는 소리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들린다"며 "군에서는 북한이 지뢰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인 것 같다고 하는데, 마을과 가까운 곳에서 들리다 보니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도 주민들은 접경지역 규제와 보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정연리에 거주 중인 이동한 씨는 "은행 업무를 보려 해도 차로 1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며 "ATM이나 체육시설, 가스 저장시설 같은 기본 시설조차 민통선 밖 지역과 큰 차이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길리 주민 김일남 씨는 "접경지역 주민들은 단순히 접경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를 함께 지켜온 사람들"이라며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보 기여를 인정하고 정기적인 보상이나 군 병원 이용 혜택 등 실질적인 예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2일 평화 토론회를 마친 뒤 김남중 통일부 차관은 ‘DMZ 평화의 길’ 백마고지 테마노선을 탐방했다. 사진은 김 차관과 정부 관계자 등이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묵념하는 모습. /철원=정소영 기자

박민호 국방부 군비통제비확산정책과 과장은 "주민들의 요구를 절감하는 자리였다"며 "국방부와 군은 앞으로도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편 해소와 대민 협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지뢰 제거 소음 문제에 대해선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상응하는 평화협력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을 민족 관계가 아닌 독립된 외국 관계로 규정하면서 DMZ를 국경선화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렬 통일부 접경협력과 과장은 "접경지역이 남북평화와 한반도 평화공존 첫 번째 무대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을 마친 뒤 김 차관은 ‘DMZ 평화의 길’ 백마고지 테마노선을 탐방했다.

평화의 길은 2019년부터 인천 강화, 경기 김포·고양·파주·연천,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DMZ 인근 10개 접경지역에 조성된 걷기 코스다. 철원 ‘백마고지 코스’ 등은 전망대·생태 탐방로를 묶어 DMZ 전선 전역의 군사·생태 현장을 압축적으로 둘러보게 구성돼 있다.

김 차관의 현장 탐방을 안내한 장영범 제5보병사단 대령(표범여단장)은 "통일과 평화의 문을 여는 열쇠로 임무수행을 잘 하겠다"고 밝혔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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