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방식 안 바꾸면 도태"…'AX 혁신'에 진심인 기업들


삼성, 업무에 외부 AI 서비스 도입
SK, 11~13일 AX 주제로 포럼 개최
LG도 AX 가속화 방안 지속 논의

삼성은 최근 모든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등 AI 대전환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AI 집중 교육을 받고 있는 삼성 임원들. /삼성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한 조직문화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12일) 생활가전·TV·스마트폰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식 도입했다. 그간 보안을 이유로 외부 생성형 AI 활용을 자제해 왔으나, 이제 사내에서 챗GPT,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클로드 등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한 것이다. 삼성전자 DS 직원들은 업무별 특성과 목적에 맞게 여러 AI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업무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일하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AI 시대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의사결정 속도와 조직 전반의 실행력을 제고하며 AX 혁신에 나선다. 특히 이러한 도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담긴 행보다. 거대한 AI 변화 속, 과감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서도 사업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판단이다. 앞서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R&D, 생산, 마케팅, 지원 등 모든 업무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AX에 '진심'이라고 느낄 수 있는 대목은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사내에 초청한 것이다. 일종의 'AX 일타강사'를 모셔 제대로 배우겠다는 자세다. 물론 올트먼 CEO가 방한 일정을 연기해 15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예정됐던 DX 인사이트 토크는 취소됐다. 삼성전자는 추후 AI 기반 업무 혁신에 대해 전문가의 강연을 듣는 자리를 지속해서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지난 11일부터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2026 뉴 이천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2025 이천포럼 폐막 세션에 참석해 구성원들과 대화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 /SK그룹

삼성은 또 관계사 전체 사장단을 대상으로 AI 집중 교육인 AX 부트 캠프를 실시한다. 전 사장단이 AI 집중 교육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전 관계사에 AI 전담조직을 신설한다. AI 전담조직은 각사 업의 특성에 맞춘 AX 추진 전략 수립, 데이터 및 모델 운영 관리, AI 인재 육성 등을 전담하며 그룹 전반의 AX 추진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SK그룹도 최근 주요 경영 화두로 AX를 제시했다. 지난 11일부터 경기 이천 SK매니지먼트시스템(MS) 연구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영진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뉴(New) 이천포럼'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주제를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으로 정했다. 마찬가지로 AI 시대가 본격화되는 현시점에 자칫 주춤할 경우,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며 AX 대응 전략과 실행 로드맵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SK그룹은 이번 포럼에서 경영진·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공유하며 AI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AX 방안을 폭넓게 다룬다는 계획이다. 이후 포럼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AI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최 회장은 AI 내재화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해 왔다. SK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친숙하게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시대라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AI 시대는 이제 막이 오른 단계일 뿐이며 앞으로의 시장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기회도 무한할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으로 더 큰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해 사장단에게 속도감 있는 AX 추진을 당부하고 있다. /LG그룹

삼성과 SK 못지않게 AX에 진심인 기업은 LG그룹이다. 생존과 직결된 필수 과제로 AX를 꼽으며 수년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AX 가속화 방안을 지속해서 고심, 이를 임원 인사에 반영하며 젊은 인재를 대거 전진 배치하기도 했다. 그는 "AI 시대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진단하며 이러한 흐름에 발을 맞출 수 있는 구성원들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LG그룹은 올해 3월 진행한 사장단 회의에서도 AX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당시 구 회장은 CEO, 사업책임자 주도의 'AX 속도전'을 강조했다. 이어 사장단 40여명은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AX를 미래 경쟁력의 본질로 규정, 속도감 있는 실행력이 핵심이라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현대차그룹도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경쟁 방식이 빠르게 바뀌면서 글로벌 제조업이 거대한 산업 전환기에 들어서 있다고 진단하며 발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AI를 단순 도구가 아닌 기업과 산업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범용 지능 기술로 명시, AI 역량을 조직 내 내재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하게 역설하기도 했다.

이밖에 롯데그룹도 AI 시대에 실천해야 할 필수 과제로 AI 내재화를 꼽고 있다. GS그룹 역시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CEO의 판단 아래, 일찌감치 AX 혁신 작업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능형 자율 제조, 최고 수준의 업무 수행 역량, 새로운 가치 창출 등을 목표로 한 미션 오리엔티드 AX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2월 임직원 소통 행사를 통해 "AX를 빨리 하는 회사가 이길 것"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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