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감 선거서 확인된 '진보 분열은 필패' 공식


진보 후보 득표 합산 61.34%…중도·보수 오석진 0.63%p 차 신승
단일화 무산·내부 공방 영향 분석…당선인은 '통합' 과제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진보 후보 타이틀을 달고 대전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왼쪽부터) 맹수석, 성광진, 정상신 대전시교육감 후보. /더팩트 DB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이른바 '진보 분열 필패론'이 6·3 지방선거 대전시교육감 선거 결과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 대전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중도·보수 성향의 오석진 후보가 27.48%를 득표하며 26.85%를 얻은 진보 성향의 성광진 후보를 0.63%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성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잇따라 나왔고, 오 후보는 대부분 3위를 기록하면서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는 성 후보의 우세 내지 당선을 점치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사전투표에서는 성 후보가 앞섰지만, 본투표에서 오 후보가 강세를 보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지역별로도 성 후보가 동구와 유성구만 앞섰고 오 후보가 중구, 서구, 대덕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진보 진영의 표 분산이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이 가장 먼저 나온다.

실제 이번 선거에 출마한 진보 성향 후보인 성광진·맹수석·정상신 후보의 득표율을 합산하면 61.34%에 달한다. 반면 오석진·진동규 등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의 합산 득표율은 38.64%로 집계됐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진보 후보들이 22.7%포인트 이상 앞선 셈이지만, 표가 세 갈래로 나뉘면서 결과적으로 오 후보가 승리했다.

이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끝내 성사되지 못한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 교육을 위한 대전시민교육감 단일화 시민회의의 주도로 대전 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가 진행됐으나 맹수석·정상신 후보가 각각 행정통합으로 인한 절차 중단과 일부 서약서 내용을 문제 삼으며 불참을 선언해 '반쪽짜리 단일화'가 진행된 것이다.

여기에 성광진·맹수석 후보 간 과열된 공방도 진보 진영의 내부 결속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기간 동안 전교조 논란과 폭력교사 허위 의혹 제기, 부동산 재산 신고 문제 등을 둘러싼 상호 비판이 이어지면서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이 부각됐고, 일부 지지층 사이에서는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카카오톡 등을 중심으로 지지자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노출된 점 역시 진보 진영의 분열상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반면 오석진 당선인은 막판 보수층의 전략 투표로 표심 결집에 성공하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신승으로 대전 교육 수장 자리에 오른 만큼 향후 적지 않은 과제도 안게 됐다.

중도·보수 진영 전체 득표율이 40%에 미치지 못한 반면 진보 성향 후보들의 득표율 합계는 60%를 넘어 시민들 사이에서 '대전 교육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향후 교육행정 과정에서 진보 진영의 요구와 교육 철학을 어떻게 수용할지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결국 이번 선거는 보수 진영의 결집과 진보 진영의 분열이 맞물리면서 승패가 갈린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온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선거 전에는 성 후보의 우세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 후보가 승리했다"며 "진보 후보들의 총득표율이 훨씬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화 실패와 내부 갈등이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당선인에게는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봉합하고 진영을 넘어선 통합의 교육행정을 펼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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