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줄줄이 하향…CJ대한통운, 호실적에도 주가 부진 이유는


1분기 수익성 개선에도 컨센서스 못 미쳐
새벽배송 규제 완화 기대감 소멸·비용 부담 영향

CJ대한통운이 1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CJ대한통운이 안정적인 실적에도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기대감 소멸과 쿠팡과의 출혈경쟁 심화 등으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줄줄이 CJ대한통운에 대한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3분 기준 CJ대한통운은 전 거래일 대비 1.49% 하락한 7만9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경쟁사인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로 역대 최대 규모인 62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가는 힘을 쓰지 못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3월 10일 11만3800원에서 지난 10일 8만300원으로 주가가 최근 3개월간 29.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9.7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CJ대한통운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2145억원, 92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4%, 7.9% 개선된 수치다. 다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1165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에 맞서기 위한 출혈 투자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은 쿠팡과 경쟁하는 '반(反)쿠팡 연대'의 선봉장에 서 있다. 두 회사의 경쟁 구도가 심화하면서 CJ대한통운은 일요일·공휴일을 포함한 365일 배송을 표방하는 주 7일 택배 서비스 '매일오네'를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했다. 매일오네는 그동안 쿠팡 '로켓배송'이 사실상 독점해 온 주말·야간 배송 영역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승부수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증가한 물동량에 대응하기 위한 택배 허브 운영시간 확대로 약 50억원의 추가 비용 등 부담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도 전년 동기 대비 3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급등도 악영향을 미쳤다. 유가가 오르면 연료비가 급증하며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2.07% 오른 배럴당 90.0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법안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도 악재 요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달 19일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중소상인·노동계 반발이 크고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어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증권가는 목표 주가를 낮추는 분위기다. 일부 증권사는 12만원까지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하나증권은 당초 16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 주가는 대부분 택배 성장 기대감이 이끄는데, 최근 주가 하락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기대감 소멸 등에 따른 것"이라며 "이커머스 둔화와 함께 택배 산업도 저성장 구간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3분 기준 CJ대한통운은 전 거래일 대비 1.49% 하락한 7만9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박헌우 기자

LS증권도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매일오네 서비스를 중심으로 물동량과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하며 매출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허브 운영 시간 확대 관련 투자와 단가 프로모션 지속 영향으로 전년 동기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며 "계약물류(CL) 부문은 견조한 신규 수주를 확보했으나 전방 고객사 물량 감소와 비용 확대 영향으로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짚었다.

iM증권은 기존 19만원에서 14만원으로 하향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물량 확대에 따른 실적 증가 요인이 컸으나 허브 주간 가동 확대 등 택배 운영 고도화로 40억원 수준의 일회성 비용이 지출되어 수익성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중장기 성장 동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PBR은 여전히 0.5배로 저평가 상태"라면서도 "쿠팡 대비 점유율 상승으로 장기 리레이팅 가능성은 여전하고 택배 부문 실적 부진은 전략적 판단으로 2분기 기점으로 실적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안도현 연구원 또한 "올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이후 허브 운영 안정화와 원부자재 비용의 고객 전가, 고객사 물류거점 운영 및 상품 출고·수배송을 담당하는 W&D센터의 효율성 제고 효과가 중첩되면서 이익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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