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美 CPI 4.2%, 3년 만 최고…금리인하 기대 후퇴


에너지 가격 23.5% 급등…근원물가는 예상보다 안정
FOMC가 분수령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하며 202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근원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4%대를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다만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예상보다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조짐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4.2%)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상승률(3.8%)과 비교하면 0.4%포인트 확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선 것도 202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5%로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다만 지난 4월(0.6%)보다는 상승 폭이 소폭 둔화됐다.

물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이 주도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3.9%, 전년 동월 대비 23.5% 급등했다.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60% 이상이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7.0%, 전년 동월 대비 40.5% 뛰었고 전기료도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2% 올랐다. 가정 내 식품 가격은 0.1%, 외식 가격은 0.3%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지난 1년간 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으며, 4월(0.4%)보다도 둔화됐다.

세부 항목을 보면 운송서비스 가격은 전월 대비 0.6% 하락했고 신차 가격은 0.3% 내렸다. 중고차 및 중고트럭 가격 상승률도 0.1%에 그쳤다. 주거비 상승률 역시 전월 대비 0.3%로 둔화됐다. 유가 상승이 헤드라인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아직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2차 인플레이션' 압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물가 지표는 미국 경제가 3개월 연속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고용 증가세를 기록한 직후 발표됐다. 실업률 역시 3개월 연속 4.3%를 유지하며 노동시장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물가 재상승과 견조한 고용지표가 맞물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연준이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완만했고 최근 중동 지역 긴장 완화에 따라 국제유가가 안정될 경우 5월 물가가 이번 상승 국면의 정점이 될 수 있다는 신중한 낙관론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최근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5월 CPI가 정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chris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