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봤는데 여론조사 맡기나"…오세훈 측근 '명태균 의혹' 부인


강철원 전 서울시 부시장 증인신문
17일 오세훈 피고인 신문 후 구형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판에서 오 시장의 최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 시장과 후원자 김한정 씨에 대한 공판을 열고 강 전 부시장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강 전 부시장을 상대로 오 시장과 명 씨의 만남 경위와 공천관리위원회 자료 전달 과정, 설문지와 여론조사 결과 수수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강 전 부시장은 2021년 1월 명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만난 식사자리에서 "명 씨가 선거를 도와주겠다고 하고 여론조사와 전략 이야기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오 시장이나 내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보는 사람한테 어떻게 여론조사를 의뢰하느냐"며 특검 측 주장을 반박했다.

강 전 부시장은 이른바 '테스트용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의뢰라기보다 명 씨가 전문가라고 하니 능력이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었다"며 "명 씨가 스스로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 씨가 가져온 여론조사의 수준이 높지 않아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권역별 표본이나 성별 비율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문제가 있었다"며 "오 시장에게도 '명 씨와 일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또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 씨에게 명 씨 연락처를 전달한 적은 있지만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내달라거나 비용 보전을 부탁한 적은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 씨에게도 같은 해 1월 말쯤 '더이상 함께 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했다.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특검팀은 강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에서 2021년 1월부터 3월까지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비공표·공표 여론조사 결과와 설문지 파일이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비공표 여론조사를 이용하는 것은 위법이다. 특검팀은 오 시장 측이 명 씨에게 비공표 여론조사를 전달받고 비용을 김한정 씨에게 대납시켰다고 보고 있다.

이에 강 전 부시장은 "누가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명 씨가 보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명 씨가 중앙 언론사를 소개해 달라고 요청해 한 경제 매체를 소개시켜준 경위도 캐물었다. 특검팀은 이 매체를 소개해준 때는 강 전 부시장이 명 씨와 연락을 끊었다는 시기 이후이며 이후 이 매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고 파악했다. 강 전 부시장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은 맞는다"면서도 "여론조사(보도)를 위한 것인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강 전 부시장은 오 시장 측 변호인이 "명 씨가 허위 주장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명 씨는 본인이 영향력 있는 전략가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 전략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일 김 씨 관련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17일 오 시장 피고인 신문과 최후 변론을 거쳐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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