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민주당 시의회 '불편한 동거'…협치·불통 갈림길


한강버스·용산·세운지구 개발 등 시험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시청 로비에서 직원들이 준비해 준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역대 최초의 '5선 고지'에 올랐다. 다만 4년 시정의 최대 변수는 더불어민주당이 의석 2/3을 차지한 서울시의회가 될 전망이다. 조례의 제·개정권은 물론 대규모 예산의 심의·의결권을 쥔 시의회와 오 시장이 주요 정책을 두고 어떤 양상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제12대 서울시의원은 총 118명(지역구 103명, 비례대표 15명)이다. 정당별 당선인 현황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80명(지역구 73명, 비례대표 7명)을 배출한 반면,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은 38명(지역구 30명, 비례대표 8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방자치법상 시의회 재적의원 3분의 2(118석 중 79석) 이상이 찬성하면 시장이 행사한 조례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하고 조례를 확정 지을 수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서울시정의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 법적 저지선인 '33% 의석(40석)' 사수가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의석의 67.8%인 80석을 가져가면서 여소야대 구도가 완성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오 시장은 여소야대 시의회와 불화의 기억이 있다. 2010~2011년 오 시장은 민주당이 다수당이었던 제8대 서울시의회가 전면 도입을 추진한 '무상급식 조례'에 강하게 반발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투표율 미달로 중도 사퇴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재보궐선거로 10년 만에 시정에 복귀한 뒤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오 시장은 당시 민주당이 절대다수였던 제10대 시의회를 상대로 교통방송(TBS) 출연금을 대폭 삭감하는 예산안을 편성해 거센 마찰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의 핵심 정책이자 서민 주거 안정을 촉진하려던 민간 참여형 장기전세주택 '상생주택' 사업 예산은 40억원에서 1억5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오세훈 5기'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오 시장의 핵심 역점 사업들이 향방이 주목된다.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를 사업은 '한강버스'다. 한강버스는 오 시장의 핵심 사업이지만, 민주당은 대표적인 전시행정으로 지목했다. 향후 선박 도입 및 선착장 주변 인프라 확충을 위한 추가 예산 편성에 시의회가 제동을 걸 경우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서울의 지형을 바꿀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인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사업'과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 등 역시 협치의 도마 위에 오른다. 반면 민주당이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TBS 정상화 지원 조례'도 불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역대 최초의 5선 고지에 올랐지만, 앞으로 4년 시정 운영의 최대 변수는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장악한 서울시의회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오시장도 경계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 9일 오전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라이브 정치 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한 오 시장은 "조금 염려가 되는 것은 이제 시의회 의석 분포가 3분의 1이 안 된다는 점"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3분의 1이 안 되면 제 뜻대로 일을 못 할 경우가 자주 생긴다. 딱 2석만 더 있었어도 민주당이 무리한 주장을 하면 이제 협의가 가능해지고 서로 주고받을 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혹시 향후 재선거가 있게 된다면 시의원 두 분만 더 주시면 정말 제가 소신껏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일단 오 시장은 정면돌파 대신 '겸허한 협치'를 앞세우고 있다. 지난 5일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여소야대' 구조를 놓고 "그것도 서울 유권자들의 선택이고 뜻이기 때문에 잘 받들어서 협치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당선된 제12대 서울시의원들의 공식 임기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작된다. 서울시의회는 7월 중 첫 임시회를 열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뒤 본격적인 의정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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