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주간 업무계획 '선별 배포' 논란…언론 차별·홍보비 편중 의혹 확산


일부 언론에만 자료 제공 논란…"공공정보 사유화 수준" 비판
예천군 "내부 운영 방식에 따라 배포" 해명… 제도 개선 약속

예천군청 전경. /김성권 기자

[더팩트ㅣ예천=김성권 기자] 경북 예천군이 매주 언론사에 제공하는 주간 업무계획을 일부 매체에만 선별적으로 배포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 차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특정 언론사에 홍보비가 편중 집행됐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군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이 생산한 행정 정보를 모든 언론에 동등하게 제공하지 않고 일부 언론사에만 배포한 것은 언론의 취재권과 주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무계획은 일부만 공유… 외부 언론은 사실상 배제

예천군은 매주 각 부서의 주요 사업과 행사, 정책 추진 상황 등을 담은 주간 업무계획을 작성해 언론사에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자료는 출입기자 전체가 아닌 지역 일간지 7개사와 일부 예천 지역 인터넷신문, 방송사 등에만 제한적으로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예천군을 취재하는 다른 언론사들은 같은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언론계 관계자는 "주간 업무계획은 특정 언론만을 위한 자료가 아니라 군민의 세금으로 생산된 공공정보"라며 "예천군은 아직도 수십 년 전 방식의 폐쇄적 언론관을 유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언론인은 "다른 지자체에서는 보도자료와 업무계획을 출입 언론 전체에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예천군은 별도의 내부 기준을 앞세워 언론을 구분하고 있다"며 "행정기관이 언론을 선별 관리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보비도 특정 언론에 집중 '의혹'

논란은 홍보비 집행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일부 언론인들은 예천군이 자체 기준을 내세워 중앙지와 외부 언론에는 홍보비를 사실상 배제하면서 특정 지역 언론사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홍보 효과나 매체 영향력보다 군정에 우호적인지 여부가 더 중요한 기준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꾸준히 나온다"며 "결국 군수 입맛에 맞는 언론만 챙기는 구조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전직 중앙지 기자 A씨는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를 취재해 봤지만 예천군처럼 폐쇄적인 언론 대응 체계를 유지하는 곳은 드물다"며 "외부 언론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고착화되면 결국 지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주민들도 비판…"소통 막는 행정이 지역 발전 가로막아"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예천읍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언론을 가려 상대하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배제하는 행정은 결국 군민들에게 피해가 돌아온다"며 "다양한 언론과 소통해야 행정도 투명해지고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예천군이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외부와의 소통을 제한하는 모습으로 비친다"며 "이제는 폐쇄적인 관행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예천군 "오래된 관행… 개선 방안 마련하겠다"

이에 대해 예천군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정해진 내부 운영 방식에 따라 업무계획을 배포해 왔다"며 "특정 언론을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내부적으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고, 언론 환경 변화에 맞춰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모든 언론인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언론계에서는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개선을 약속하는 것은 뒷북 대응"이라며 "업무계획 배포 대상과 홍보비 집행 내역을 전면 공개해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공정보의 접근권은 특정 언론의 특권이 아닌 군민 모두의 알 권리를 위한 기본 원칙이다. 예천군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폐쇄적 관행을 걷어내고 투명한 언론 행정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tk@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