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특이하면 중국인?…시위대, 도 넘은 경찰관 '공안 몰이'


"100% 중국 공안", "가짜" 댓글 수천개
일부 경찰관 가족, 법적 대응 예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9일로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부정선거, 재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 투입된 경찰관을 두고 '중국 공안', '가짜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도 넘은 신상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일부는 허위사실 유포자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9일 유튜브 등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소 앞 시위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들 명찰에 적힌 이름을 근거로 중국 공안이거나 가짜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유튜브에 게시된 한 영상은 경찰관 명찰에 적힌 '노○○', '최○○○' 등 이름을 거론하며 "한국에서 흔치 않은 이름이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고 했다. 이어 "특이한 이름들이 같은 현장에 동시 출동했다는 건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영상에는 2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는 "100% 공안이다", "경찰을 사칭하는 사람들 아니냐", "중국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또 다른 영상에는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한 유튜버가 '복면 쓴 경찰에게 합법적으로 신분증 보여달라고 하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내 앞에서 공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에게 실제 경찰인지, 무슨 근거로 나를 막는지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영상에도 "경찰이 중국 노래가 나오니까 뒤를 돌아보더라", "복면 쓴 경찰을 보면 가짜 경찰이라고 외치자" 등 7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경찰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투표함 반출을 막고 있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있다. /뉴시스

경찰청은 "논란이 된 사례들을 확인한 결과 의혹이 제기된 인원들은 모두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한 대한민국 경찰관으로 파악됐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전국 14만 경찰관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정당한 법집행을 어렵게 하는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 해명에도 허위사실이 SNS에서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경찰관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장에 투입된 한 경찰관은 "(그들이) 복면이라고 부르는 페이스 마스크는 선크림을 발라도 땀을 흘리면 지워지기 때문에 착용하는 것"이라며 "허위 정보로 입은 피해가 막심하다"고 전했다.

일부 경찰관 가족은 무분별한 비난과 신상 공격에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기동대 소속 경찰관의 아내라고 밝힌 A 씨는 SNS에서 "그 어떤 것도 듣지 않고 그저 '테무 짭새'라며 온갖 조리돌림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위해 101명에 대한 정리를 마쳤다"고 적었다.

이에 앞서 이번 지방선거 본투표가 진행된 지난 3일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광진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대기했다. 선관위는 투표 종료 시각을 오후 10시로 연장했지만, 일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몰려간 시위대는 인간 띠를 만들어 투표소 입구를 막고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며 사흘간 밤샘 대치를 벌였다. 경찰은 시위대 봉쇄 이후 약 35시간 만인 지난 5일 오전 8시50분께 투표소에 진입해 투표함 2개를 확보, 개표소로 이송했다. 다만 시위대가 개표소가 마련된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재집결하면서 시위는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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