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끝나자 시퍼런 코스피…李 짚은 거래세 폐지론 '꿈틀'


선거 후 3일 만에 15%가량 급락세
일평균 거래대금 100조 시대…세금 부담 가중에 세제 개편론 재점화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중 최저 7%대 급락한 7442.73까지 떨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6월 3일 지방선거 종료와 함께 재료 소멸에 따른 매도 물량이 속출하면서 조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최고 8900선까지 올랐던 지수는 3거래일 만에 최저 7400선까지 떨어졌다. 그간 과도하게 오른 반도체 섹터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 등 요인이 감지되나 시장에서는 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 주식 거래 관련 세금 향방에도 관심이 쏠려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46% 내린 7715.35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최저치는 7%가량 폭락한 7442.73으로, 급격한 매도물량 출회에 장 초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앞서 선거 전날인 지난 2일 지수가 8801.49에 장을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이 기간 하락률은 최저치 기준 15.43%에 달한다.

약세장이 지속되는 배경으로는 지방선거 종료 시점이 불확실성 해소보다 재료 소멸로 인식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선거 정국을 버티던 상승 기대감이 사라지자, 기관과 외인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추세다.

특히 시장을 주도해 온 반도체 등 기술주 중심의 피로감이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호황 기대감에 과도하게 올랐던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비워내려는 매도세나 국민연금의 정기 리밸런싱 시기 등이 맞물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높은 변동성에 허덕이는 등 일제히 영향권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외형적인 자본시장 성장 뒤에 가려진 세제 부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자본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활발한 시장 참여가 거래 회전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으나 늘어난 거래량만큼 투자자들이 매매할 때마다 감당해야 하는 주식 거래세 부담 역시 급증하고 있어서다.

세금 부담에 대한 시장 우려는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화두를 던진 주식 관련 '거래세 폐지론'까지 다시 소환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당시 언급된 세제 개편 카드는 코스피가 '코스피 5000특위'까지 구성한 당정의 일차적 목표치던 5000선을 넘은 시점에서, 과한 거래비용을 낮춰 증시 활력을 되찾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선진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발현된 구상으로 해석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중동 전쟁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 대통령은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바꿔야 한다. 돈 버는 사람은 내고, 안 버는 사람은 안 내야 하는데 지금은 못 버는 사람도 돈을 다 내고 있어서 역진성이 있다"며 현행 주식 관련 세제의 불합리를 언급했다. 이는 손실 여부와 관계없이 매도 시 징수하는 거래세를 폐지하고 실제 순이익에만 과세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증시 활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는 실제 수치로 발현돼 왔다. 4월 5000선에서 8000선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선거 직후 증시가 급격히 하강 곡선을 그리자, 시장에서는 약세장을 방어할 유동성 확보 카드로 거래세 폐지 논의를 서둘러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셈이다.

투자자들의 여론도 꿈틀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에 "거래량이 늘어나다 보니 매매할 때마다 떼이는 거래세 부담 때문에 원금 지키기 벅차다", "대통령이 공언한 거래세 폐지 논의를 선거도 끝났으니 정부가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는 등 글을 올리고 있다.

거래세 폐지 논의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주식 거래세를 전면 폐지한다면 당장 정부의 세수결손이 수조원 규모에 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거래세 폐지 등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 양도세 관련 정책은 세법 개정이나 조세 저항 등에 계도 시간이 오래 걸릴 사안으로 분류된다. 구체적인 보완책 없이 말만 무성하고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시장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선거가 끝나면서 하반기 증시 유동성을 결정지을 최대 쟁점으로 주식 관련 세제 개편 방향이 꼽힌다. 거래세 완화가 투자심리를 깨울 수 있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으나 세수 부족이나 양도세 전환 수위 등을 둘러싼 정치권 줄다리기가 길어진다면 자금 이탈을 가속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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