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임하면서 정비업계에선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를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재건축을 본격화한 목동, 여의도에서는 오 시장에 대한 지지가 두드러졌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속도가 붙은 재건축 기대감이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단위별 개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18개 행정동 가운데 목1동, 목3동, 목5동, 신정1동, 신정6동, 신정7동 등 6곳에서 오 시장의 득표율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질렀다.
6곳 중 목3동을 제외하면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인 목동신시가지아파트가 있는 지역이다. 구청장 선거에서도 현 양천구청장인 이기재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12곳에서 이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이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오 시장의 '신통기획' 덕분에 목동 재건축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었다"며 "서울시와 양천구가 긴밀히 협력한 결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건축 후 약 5만 가구로 탈바꿈 예정인 목동1~14단지는 1985~1988년 목동, 신정동 일대에 지어진 총 392개 동, 2만6000여 가구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말 목동1~3단지를 마지막으로 14개 단지 정비구역 지정이 모두 완료됐다. 14개 단지 중 3·4·6·7·8·12단지 등 6곳이 조합 방식으로, 나머지 8곳은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6단지다. 6단지는 지난달 29일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6단지 조합은 오는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우선협상대상자엔 DL이앤씨가 선정됐다.
6단지에 이어 두 번째로 12단지도 지난 2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9월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5개월 만이다. 8단지와 4단지도 최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대부분 단지가 연내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목표로 한다.
목동 단지들이 속도를 내는 것은 김포공항 고도제한 기준 개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고도제한 개정안이 지난해 8월 발효되자 김포공항과 가까운 목동 일대도 최대 90m 고도제한 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개정된 기준은 2030년 11월 전면 시행된다. 업계에서는 고도제한이 적용되기 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는 게 현실적인 대응 방안으로 본다.
오 시장은 지난해 7월 6단지를 방문해 "2030년 이전에 조합을 설립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마치면 개정안은 상관없게 된다"며 재건축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14개 단지 모두가 동시에 재건축을 진행할 수 없어서 단지마다 속도 경쟁이 치열하다"며 "향후 소유주들의 관심, 조합 내홍 등의 변수가 있어 사업시행인가까지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역시 오 후보 득표율이 72.2%에 달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다. 영등포구 전체 오 후보 득표율 50.5%와 비교해 차이가 크다. 여의도 역시 현재 15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완료시 1만5000여 가구에 달하는 '미니 신도시'가 탄생할 전망이다.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대교아파트다. 지난달 19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는데 이는 2024년 1월 조합이 설립된 지 2년 4개월만, 지난해 8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은 지 9개월 만이다. 대교아파트는 올해 하반기 이주를 시작하고 내년 철거 착수 예정이다. 시범, 목화아파트는 최근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일부 단지는 통합심의, 사업시행인가 등 후속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대교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탁에서 조합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사업 속도가 빨라졌다. 타 단지 조합원들이 굉장히 부러워하는 곳"이라며 "대교아파트를 필두로 타 단지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지난해 6·27을 비롯해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부동산 규제에 따른 피로감이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얘기가 많았다"며 "사업 속도나 가치 상승을 따졌을 때 오 시장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plusi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