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발표 앞두고 '깐부 회동' 시종일관 화기애애……'AI 동맹' 굳건함 과시


SK그룹 임원진, 황 CEO 가족과 깐부치킨서 식사
이날 오전 SK 사옥서 양사 협력 방안 공개 에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치킨 전문점 ‘깐부치킨’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깐부치킨에서 이틀 만에 다시 만났다. 황 CEO의 가족과 SK그룹 사장단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양사 사업 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했다. 또 양사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 발표도 예고됐다.

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과 황 CEO는 이날 오전 8시 30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SK그룹과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협력 방안을 직접 공개한다. 하루 앞선 7일 저녁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가진 회동은 이 발표의 전야제 격으로 읽힌다.

7일 회동은 황 CEO 요청으로 성사됐다. 자리에는 최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동석했다. 황 CEO는 아내와 장녀 매디슨 황, 그의 약혼자와 함께해 한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이날 회동이 눈에 띄는 건 'SK그룹 단독'이라는 점이다. 황 CEO는 지난 5일 방한 첫날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고깃집에서 최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가졌다. 여러 그룹 총수가 한자리에 모인 자리였다. 반면 7일 회동은 SK그룹만 따로 마련된 자리로, 최 회장과 SK하이닉스·SK텔레콤 등 그룹 핵심 사장단이 총출동했다. 친목을 다지는 동시에 양사 사업 현안까지 폭넓게 짚는 'SK 전용' 자리가 차려진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치킨 전문점 ‘깐부치킨’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과 만찬 회동을 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황 CEO는 이날 회동에서 양사 협력의 폭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올해 선보인 신제품 4종으로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베라 루빈',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베라', 새 PC 플랫폼 'RTX 스파크', 로봇용 프로세서 '젯슨 토어'를 꼽았다. 이 가운데 베라 루빈은 이미 풀가동 단계에 들어갔고 베라 CPU에도 SK하이닉스 D램이 탑재된다고 했다. 황 CEO는 "이 컴퓨터들은 한국에 매우 중요하며 이곳에서 많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HBM 수요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SK하이닉스 HBM을 두고 "세계 최고의 HBM"이라고 반복해 치켜세웠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느냐는 물음에는 "수요가 워낙 커서 웨이퍼부터 패키징, 실리콘 포토닉스, 케이블 커넥터까지 공급망 전반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 현상은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올 하반기 성장세가 상반기를 웃돌고 내년까지 상당한 폭의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번 회동에서 새롭게 부각된 협력축은 통신망이다. SK텔레콤이 자리에 함께한 배경을 두고 황 CEO는 "통신망은 지금은 데이터(비트)만을 위한 것이지만 앞으로는 AI에도 쓰이게 될 것"이라며 "AI 시대에 맞게 통신망을 다시 발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HBM 중심이던 양사 협력이 AI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엔비디아는 SK텔레콤과 피지컬 AI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트윈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치킨 전문점 ‘깐부치킨’에서 러브샷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깐부치킨 삼성점은 황 CEO가 지난해 10월 첫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깐부회동'으로 화제를 모은 곳이다. 당시 최 회장은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같은 장소를 다시 찾은 이번 회동에서는 최 회장이 주인공으로 앉았다. 식사 도중 지난해 정의선 회장이 앉았던 자리를 재현하자 최 회장은 "이제 깐부가 됐다"고 말했고, 두 사람은 그 테이블에 나란히 사인을 남겼다.

이날 회동은 지난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최 회장을 아쉬워한 황 CEO가 "이번엔 함께 깐부가 되자"며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늘 깐부치킨에 온 이유'를 묻자 최 회장도 "내가 아니라 젠슨이"라며 회동을 마련한 사람이 황 CEO임을 밝혔다. 이날 저녁값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계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과 황 CEO의 만남은 이번 방한에서만 두 차례,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 이후로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만 7번째다. 잦은 만남을 두고 황 CEO는 "우리는 좋은 친구"라며 "최 회장을 만나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한에서 황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는 만나지 못했다. 이 회장이 출장 중이기 때문으로, 황 CEO는 "몇 주 전 캘리포니아에서 이 회장이 찾아와 함께 좋은 만찬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8일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등 삼성 주요 인사와 면담할 예정이다. 이 밖에 LG그룹과 현대자동차, 네이버 본사, 서울대학교 등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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