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현대엘리베이터에 경영진 우호 지분을 투자하면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H&Q)가 투자금 전량을 회수했다. 현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물론 2년여 만에 투자 대비 수익까지 올리는 성과를 내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H&Q, 현대그룹 투자 마무리…사모펀드-기업 '윈윈' 사례 평가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 지주사인 현대홀딩스컴퍼니는 H&Q와 맺은 주식담보계약·공동보유계약을 지난달 말 해지했다.
앞서 지난 2023년 11월 H&Q는 현 회장이 스위스 승강기업체 쉰들러홀딩스와 소송 패소로 배상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현대엘리베이터에 약 3100억원을 투자했다. 세부적으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약 970억원, 전환사채(CB) 약 1330억원, 교환사채(EB) 약 8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그간 H&Q는 단계적 지분 매각 방식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투자한 금액 회수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10월 EB 전량을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 지분으로 전환하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최대 1600억원가량을 우선 회수했다.
이에 H&Q는 현대그룹과 이번 딜 종료에 따라 남은 대금 약 2300억원을 추가로 회수하면서 기업과 사모펀드 운용사 모두 '윈윈(Win-win)'하는 전략으로 마무리했다. 현대그룹은 H&Q의 지원에 따라 안정적인 오너 지배력을 다시 갖추는 기반을 마련했고, H&Q는 투자 대비 수익을 내면서 차기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등 성과를 거두면서다.
한편 현대그룹은 H&Q의 지원 종료에 따라 새로운 수급처 찾기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지난달 18일 하나증권, KB증권, IBK캐피탈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의결권 있는 주식 263만2526주를 담보로 제공하는 주식담보계약을 3년 만기로 새롭게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체결한 현대홀딩스컴퍼니 주식 지분율은 약 6.73%다.
◆ 어펄마·스틱인베·부산PE 등 넥스플렉스 매각 숏리스트 집결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펄마캐피탈과 스틱인베스트먼트, 부산에쿼티파트너스(부산PE) 등이 국내 1위 스마트폰용 연성동박적층판(FCCL) 제조업체인 넥스플렉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넥스플렉스 매각 주관사 도이치뱅크는 지난 2일 넥스플렉스 매각을 위한 숏리스트(최종 후보 명단)를 선정했다. 지난달 예비입찰에 참여한 원매자가 대상이며 어펄마캐피탈과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비롯해 배타적 협상권을 갖고 있던 부산PE, 태광그룹 등이 포함됐다.
넥스플렉스는 그간 사모펀드사들이 인수를 이어가면서 업계 내 알짜 매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스카이레이크가 2018년 SK이노베이션의 FCCL 사업부를 인수해 독립시킨 뒤 2023년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투자원금 대비 약 5배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넥스플렉스의 현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역시 사모펀드사에 매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 부산PE의 경우 올해 초 약 85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배타적 협상권을 확보했다가 인수금융 단계에서 무산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협상에서도 사활을 걸 전망이다.
한편 넥스플렉스는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연성회로기판(FPCB)의 핵심 원료인 FCCL 제조사로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다.
◆ PTA PE, 12일부터 한국펀드파트너스 매각 예비입찰 진행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PTA에쿼티파트너스(PTA PE)가 한국펀드파트너스 엑시트 절차에 돌입한다.
PTA PE는 최근 한국펀드파트너스의 매각 예비입찰을 12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미래에셋그룹으로부터 전신인 미래에셋펀드서비스 지분 60%를 인수한 지 5년 만이다.
PTA PE는 한국펀드파트너스 지분을 인수할 당시 75조원에 그쳤던 한국펀드파트너스의 수탁고를 550조원대까지 높이는 등 보유한 자산 가치를 단기간에 크게 늘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국내 증시가 호황을 이어가고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순자산이 500조원을 돌파하면서 수혜를 입은 결과다.
한국펀드파트너스는 펀드 사무관리회사로 자산운용사가 결성하고 운영하는 펀드의 수익률, 변동 관리, 회계, 리스크 관리 등을 맞는 백오피스업체다. 국내에서는 신한펀드파트너스, 하나펀드파트너스에 이은 점유율 3위 수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일부 원매자들 사이에서는 단기간에 사세가 확장된 만큼 변동성 높은 장에서는 리스크가 있고 자산운용 백오피스 사업 특유의 낮은 마진율로 PTA PE가 원하는 몸값을 맞히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특히 국내 펀드관리회사는 대부분 금융지주계열사에서 담당 업무를 분산해 맡으면서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적기 때문에 적정가 비교가 용이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국내보다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해외 자산운용 백오피스업체들의 몸값이 비교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한국펀드파트너스는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40억원을 기록했다. 원매자로는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등 대형 블라인드 펀드를 주도하는 국내 사모펀드업체와 일부 글로벌 PE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