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인지·이다빈 기자] 6.3 지방선거 당일인 3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더위를 피해 20대 청년부터 지팡이를 짚은 80대 노인까지 연령대를 불문하고 모두 투표소로 향했다.
이날 오전 7시2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청담동주민센터에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기온 23도, 체감온도 27도의 더위에 대체로 반팔과 반바지 등 가벼운 차림이었다. 뜨거운 햇빛을 막기 위해 양산을 들거나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이들도 눈에 띄었다.
투표소가 마련된 주민센터 6층에는 10여명이 줄지어 서 있었다. 투표사무원 안내에 따라 3~4명씩 나눠 투표소로 이동했다. 등산복, 원피스 등 나들이 가기 전 투표소에 들러 투표권을 행사하는 이들도 있었다.
70대 아버지와 함께 투표하러 나온 40대 한이진 씨는 "아빠는 부지런해서 벌써 봉은사에 갔다왔다"며 "전 방금 일어나서 지금 투표하러 왔는데, 투표 끝나고 만나서 맛있는 걸 먹으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나들이 간다는 40대 남성 A 씨는 주민센터 앞에 차량을 정차한 뒤 "10분 안 걸리지 않나. 빨리 갔다와야겠다"라고 말한 뒤 부랴부랴 투표소를 향해 뛰어갔다.
거동이 불편한 80대 부모를 모시고 투표소를 찾거나, 아이 손을 잡고 나온 가족도 있었다. 7세 아이는 투표소 앞에서 부모를 기다리며 킥보드를 타고 있었다.
50대 김미진 씨는 "우리는 사전투표했다. 오늘은 시댁 투표지가 강남이라 시부모님을 모시고 왔다"며 "올봄에 꽃 구경을 못 해서 투표 마치고 꽃 보러 간다"고 말하며 웃었다. 40대 한 부부는 "투표 끝나고 애들 맡기고 영화보러 갈 예정"이라며 "오랜만에 데이트"라고 했다.
같은 시간 서울 은평구 녹번동 제4투표소가 마련된 녹번동주민센터에도 5분에 5명 이상의 시민들이 꾸준히 오갔다. 주민들은 주민센터 외벽과 출입문에 부착된 투표소 장소명, 화살표 등이 적힌 안내문을 따라 차분히 순서를 기다렸다.
마찬가지로 선글라스와 모자, 마스크로 햇빛을 차단하고, 가디건, 트레이닝 바지 등 편안한 차림으로 투표소 향했다. "신분증을 미리 준비해주세요"라는 투표사무원의 말에 신분증을 손에 쥐고 자기 차례에 맞춰 투표소에 들어갔다.
투표용지가 많다고 불평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25분께 한 모녀는 "투표 종이가 너무 많다. 6장이나 된다"며 "도장 잘 찍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서울 성북구 길음제1동 제4투표소가 마련된 길음뉴타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도 이른 시간부터 대기 줄이 10여명 늘어섰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20대 부부, 아이 손을 잡고 나온 30대 부부도 있었다.
긴 대기에 불평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차분히 순서를 기다렸다. 40대 김모 씨는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를 가려고 일찍 나왔는데, 투표소 줄이 길어 깜짝 놀랐다"며 "좀 기다리더라도 지역을 위해 일해줄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각자 지지하는 후보는 달랐으나, 일제히 올바른 사람을 뽑아 지역을 위해 힘 써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정의현(68) 씨는 "올바른 사람을 뽑아 나라가 제대로 산다"며 "지역 발전에 힘 써주고 좋은 사회 만들어주면 좋겠다. 사리사욕 챙기지 말고 국민들 편의를 알아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철진(66) 씨는 "대통령 바뀐 뒤 첫 선거고, 아침에 눈이 일찍 떠져서 빨리 왔다"며 "뽑을 사람이 많아서 고민이 돼 사전투표는 하지 않았다. 우리 동네에 힘 써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미형(49) 씨는 "자영업하고 있어 가게 문 열기 전에 투표하러 들렀다"며 "나라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공약을 다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모(71) 씨는 "나라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투표하러 왔다"며 "여야가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상호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최고 수준 비상근무 단계인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전국 1만4288곳 투표소에 총 6만5369명을 투입, 선거 경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투표소 경비를 위해 112 연계 순찰을 강화하고 권역별 기동대를 운영했으며, 돌발 상황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투표소와 경찰서 간 비상연락체계도 구축했다.
오후 6시 투표 종료 후 투표함 이송 과정에도 경비를 강화한다. 전국 1만4544곳 투표함 회송 노선에 경력이 배치되고, 노선마다 경찰관 2명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와 동행한다. 경찰은 돌발 상황 발생 시 추가 경력을 즉시 투입할 방침이다. 전국 258곳 개표소에도 경찰관 30여명씩 배치된다. 관할 경찰서장이 현장을 지휘하며 개표 방해 행위나 시설 침입, 소란 행위 등에 대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