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지웅 기자] LG그룹주가 최근 연이은 급등세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시장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과 구광모 LG그룹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 성장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 상승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7분 기준 LG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96%(2만6500원) 내린 35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1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했지만 이날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세를 보였다.
다른 LG 계열사들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LG CNS는 8.63%, LG생활건강은 2.21% 하락하고 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7.28%, LG헬로비전은 4.02%, LG에너지솔루션은 2.31% 상승하는 등 계열사별로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LG그룹 관련 종목을 담은 TIGER LG그룹플러스 ETF도 11.03%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단기간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했던 피지컬 AI 관련 일부 종목이 장 초반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낙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LG그룹의 AI·로봇 사업과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에 쏠려 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중심의 강세장을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LG그룹 계열사들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배경에는 AI와 로봇 등 신사업 성장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는 젠슨 황 CEO의 방한이다. 황 CEO는 대만에서 열린 글로벌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일정을 마친 뒤 한국을 방문해 구광모 회장과 만나 피지컬 AI와 로봇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구 회장 외에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회동할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양사의 협력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4월 방한한 엔비디아의 매디슨 황 옴니버스·로보틱스 마케팅 수석이사는 LG전자 경영진과 만나 피지컬 AI와 AI 인프라, 로보틱스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밸류체인을 대부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가 현실 세계의 로봇과 기계에 적용되는 기술로, 반도체뿐 아니라 센서·모터·배터리·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경쟁력이 중요하다.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AI 기반 홈로봇을 공개하며 미래 생활환경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사업 역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전기 신호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해 로봇의 미세한 동작을 구현하는 장치로 '로봇의 근육'으로 불린다. LG전자는 기존 모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련 조직을 확대하며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투자 행보도 적극적이다. LG전자는 로보티즈 투자와 로보스타 인수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 베어로보틱스 경영권을 확보하고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등 로봇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계열사들의 역할도 뚜렷하다. LG CNS는 제조·물류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업용 AI와 로봇 자동화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해 휴머노이드 및 스마트팩토리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LG AI연구원 역시 전담 조직을 확대하며 피지컬 AI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로봇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비전센싱 시스템, LG에너지솔루션은 로봇용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각각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그룹 차원에서 AI, 센서, 디스플레이, 액추에이터, 배터리를 모두 아우르는 로봇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LG그룹사들의 주가는 AI와 로봇 등 신사업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며 "LG전자와 LG CNS 등 주요 자회사 주가 상승으로 순자산가치(NAV)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LG그룹의 AI·로봇 신사업 역량 부각에 따라 순자산가치 증가와 더불어 직접적인 수혜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구광모 회장 역시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피지컬 AI 분야 유망 기업들을 직접 만나 기술 동향을 점검하는 등 미래 사업 구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LG그룹의 AI·로봇 사업 가치가 한 단계 더 재평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