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은 차분, 온라인은 빗발"…스타벅스 환불 첫날 매장 가보니[TF현장]


1일부터 14일까지 환불 기준 완화
우려했던 환불 대란 없었지만 앱 환불 신청 인증 잇따라
바리스타 업무 과부하 그늘은 여전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5·18 탱크데이 프로모션 관련 사과문이 게재돼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 | 손원태·이윤경 기자]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거센 불매운동에 직면한 스타벅스코리아가 선불카드 환불 조치를 본격 시작했다. 당초 '환불 대란'이 우려됐으나, 오프라인 매장 현장은 예상과 달리 차분했다. 반면 온라인을 중심으로는 소비자들의 환불 인증 게시글이 잇따라 오프라인과는 대조적이었다.

1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 마케팅 논란 이전보다는 확연하게 적은 모습의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주문을 하고 있었다. 3~4시간이 지나도록 지켜봐도 이날 실물 카드를 들고 와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은 볼 수 없었다. 매장 직원에 환불을 요청한 고객이 있었는지 문의하자 "현재까지 (환불을 요청한 고객은) 없었다"고 전했다.

당초 업계에선 이날 현장 혼선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스타벅스는 대면 응대가 원칙이라 매장에 키오스크가 없다. 일반 주문과 환불 고객이 한 창구에 몰리면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실제 환불 고객의 매장 방문이 미미해 우려했던 혼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취재진은 오전부터 오후 2시까지 종로구와 중구 일대 스타벅스 매장 6군데를 방문했다. 현장은 모두 한적한 분위기였다. 일부 매장은 "환불 건수 등과 관련해선 알려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몇몇 매장의 직원은 2건 정도의 문의는 있었으나 실제로 환불 조치를 한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장 직원에게 환불 절차를 문의했다. 그는 "실물 카드에 한해 10만원 내에서 현금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매장 한편에서는 직원 간 현금이 얼마나 남았는지 점검하는 이야기도 들렸다.

반면 온라인은 오프라인 매장과 딴판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환불 인증 글이 잇따랐다. 주로 모바일 앱을 통해 환불했다는 내용이었다. 실물 카드보다 모바일 앱 이용률이 높은 스타벅스 고객 특성상 비대면 환불로 수요가 몰린 결과로 보인다. 일각에선 환불 방법을 공유하며 불매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간 선불카드 전액을 현금으로 돌려준다. 스타벅스 앱 등록 카드는 모바일 신청 후 7영업일 내로 지정 계좌에 입금된다. 앱에 등록되지 않은 무기명 실물 카드는 매장에서 현금으로 반환한다. 환불은 1회당 최대 10장, 총 10만원 한도다. 오는 8일부터는 매장 QR코드로 최대 200만원까지 환불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가 이처럼 이례적인 환불 조치에 나선 것은 극심한 여론 악화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18일 기획 상품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이 문구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압군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은폐 발언을 연상시킨다는 사회적 비판을 부른 영향이다. 스타벅스 측은 "무거운 책임감과 자숙하는 마음으로 기준을 완화했다"며 "최근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소비자 불매 여론이 가시질 않으면서 온라인에서는 환불을 인증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음료 제조 외 환불 업무도 걱정" 직원 업무 과다 우려 여전

이날 현장의 차분함 속에서도 바리스타 직원들의 업무 과부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들은 기존 음료 제조와 고객 응대 외에도 대규모 환불 관련 현장 안내와 소비자 민원까지 떠안게 됐다.

스타벅스 국내 매장은 지난 3월 기준 2136곳이다. 현장 바리스타 직원은 2만여명이다. 반면 스타벅스 모바일 리워드 회원 수는 15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선불충전금은 지난해 말 기준 4276억원에 달한다. 현장 인력 대비 잠재적 환불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구조다.

스타벅스 본사도 선제 대응에 나섰다. 매장별 시재금을 활용해 현금 보유량을 평소보다 늘렸다. 또한 '차익 거래'나 '카드깡' 등 선불충전금 악용 사례를 방지하는 조치도 취했다. 모바일 플랫폼 내 스타벅스 e-카드 교환권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매장 내 무기명 실물 카드 판매를 금지했고, 기존 e-카드 교환권을 실물 카드로 바꾸는 서비스도 함께 멈췄다.

하지만 현장 직원들의 고충은 여전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관련 게시글이 잇따랐다. 직원들은 "출근이나 점심시간 손님이 몰릴 때 음료 만들기도 버거운데 환불 업무까지 신경 써야 하니 걱정이다", "불매로 근무 시간이나 매장 환경마저 악영향을 받는 것은 아닐지 답답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타벅스는 이번 환불 완화 조치가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되는 만큼 매장 혼란에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첫날 환불 집계 현황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tellme@tf.co.kr

bsom1@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