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관영 "나는 정청래 공천 피해자…전북 자존심 걸린 선거"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 인터뷰
"정청래, 전북도민 선택권 존중 못해"
"좋은 일자리로 청년 떠나지 않는 전북 만들 것"

김관영 무소속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를 전북의 자존심과 명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27일 오후 전북도 군산 수송동 선거사무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 하고 있는 김 후보. /군산=김성렬 기자

[더팩트ㅣ군산=서다빈 기자] "전북의 자존심과 명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다. 전북이 미래로 나아가느냐, 다시 후퇴하느냐를 가르는 선거라고 본다."

거대 정당의 울타리를 벗어나 기호 7번이라는 낯선 숫자를 가슴에 단 김관영 무소속 전북도지사 후보. 이제 그는 무소속 완장을 차고 전북 골목 골목을 누빈다.

지난 27일 전북 군산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그의 얼굴에는 설렘보다 긴장감이 먼저 읽혔다. 주변에서는 "분위기가 좋다"며 어깨를 두드렸지만, 그는 연신 "끝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만에 하나라도 실수하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달고 선거를 치르던 김 후보. 하지만 지금 그는 "7번은 광야에 나온 것과 같다"며 한 표 한 표를 도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있었다. 당의 조직도, 중앙당의 지원도 없는 선거다. 대신 그 빈자리를 채운 건 시장 골목에서 손을 꼭 잡아주는 도민들이었다.

"외롭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유세 현장 곳곳에서는 "이번에는 바꿔보자",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해야지"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했다.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이 현장에서 더 큰 에너지와 용기를 얻고 간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자신을 정청래 지도부 공천의 피해자로 규정했다. 그는 "'어차피 전북은 민주당 공천대로 간다', '전북은 정해져 있다'는 낡은 생각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전북을 주목하는 이유도 결국 과거처럼 관성적으로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할 것인지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잘못된 것에 대해 과감하게 '잘못됐다'고 말하고 저항하는 전북 도민들의 정신을 다시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며 "기호 7번 김관영을 통해 그런 변화가 만들어진다면 결국 전북도 살고, 민주당에도 전북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민주당에도 하나의 경고가 되고 더 건강하게 바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공세와 논평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뭐라고 썼느냐. 아예 보지 않았다"고 짧게 답한 그는 "이번 선거가 전북의 성숙한 민주주의와 자존심을 보여주는 결과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더팩트>는 이날 오후 전북 군산에 위치한 김관영 무소속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김 후보를 만나 선거를 치르며 느낀 솔직한 심정과 전북 정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김 후보는 이번 전북지사 공천 과정과 관련해 정청래 지도부가 전북도민의 선택권을 충분히 존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성렬 기자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전북지사 공천 과정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전북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현직 도지사를 제대로 된 해명도 듣지 않은 채 9시간 만에 제명 처리한 사례가 어디 있나. 그런 사례를 본 적이 없다. 정청래 대표 입장에서는 '호남에서는 결국 민주당 공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공천 과정에서 다소 잡음이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정리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아니겠나.

하지만 이번에는 도민들이 일어났다. 나 역시 그 피해자 가운데 한 사람이지만, 도민들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줬다. '당신이 나서라, 우리가 도와주겠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전북지사 공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공천에 대한 불만도 상당히 누적된 것 같다.

-최근 민주당과 정청래 지도부가 전북 선거에 상당한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지도부가 정치 공세에 집중할수록 나는 민생과 경제에 더 집중할 것이다. 결국 도민들께서도 누가 정치 공방에 매달리고 있는지, 누가 전북의 삶과 미래를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는지 분명히 판단하실 것이라고 본다. 이번 선거가 중앙정치의 힘겨루기나 정쟁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정청래 지도부 체제에 대한 전북 민심의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는 민주당 전체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 내가 문제 삼는 것은 전북도민의 선택권을 충분히 존중하지 못한 정청래 지도부의 공천 운영 방식이다.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정부로 이어지며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지켜온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청래 지도부는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이어온 그 가치를 훼손했다고 본다. 나는 민주당이 본래의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후보는 전북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청년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그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청년들이 전북을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렬 기자

-민선 8기 전북도정을 이끌며 가장 성과를 냈다고 자부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반대로 아쉬운 점은.

민선 8기는 전북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국가 예산 10조 원 시대, 27조 원 투자유치, 현대차그룹 새만금 투자 협약 등은 전북의 판을 바꾼 성과라고 본다. 다만 아직 이런 성과들이 도민들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다. 민선 9기에는 투자유치를 실제 공장 가동과 청년 일자리, 도민 소득으로 연결하는 결과를 만들고 싶다.

-지금 전북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청년 일자리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청년들이 전북을 떠나지 않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구 소멸 위기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북이 청년들에게 단순히 "떠나지 말라"고만할 것이 아니라, 전북에 남아도 미래가 있다는 근거를 만들어줘야 한다. 결국 모든 문제가 일자리와 연결돼 있다고 본다.

김 후보는 자신을 검증된 일꾼이라고 평가하며 민선 8기를 통해 여러 성과로 그 부분을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김성렬 기자

-새만금이나 기업 유치 전략도 결국 청년 일자리와 연결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새로운 기업이 들어오면 결국 일자리도 함께 늘어나는 것 아니겠나. 새만금 투자나 현대차 같은 기업 유치, 또 청년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결국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도내 대학과 특성화고, 폴리텍과 기업을 연결해 전북에서 배우고 취업하고 정착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이재명 정부와 전북도정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한다고 보나.

지방정부 수장인 도지사가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과 보조를 맞추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방향을 같이할 때 성과도 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균형발전을 이야기하면서 특히 새만금을 강조하고 있는데, 전북도 역시 그 방향에 맞춰 새만금 발전 전략을 이미 준비해 왔다. 나는 민주당 소속으로 도정을 운영하면서 정부 정책과 방향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지금 잠시 무소속이 됐다고 해서 그 경험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균형발전과 실용주의 정책을 전북 성과로 연결해 낼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이원택 민주당 후보, 양정무 국민의힘 후보와 비교했을 때 본인만의 경쟁력은무엇인가.

검증된 일꾼이다. 기획재정부에서 7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10년 동안 변호사 생활을 했다. 국회의원 8년, 도지사 4년을 거쳤다. 나는 워커홀릭에 가까울 정도로 일에 집중하는 성격이다. 이미 민선 8기를 통해 여러 성과로 그 부분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도민들께서도 민선 8기 동안 시작한 많은 일을 이제는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신다.

김 후보는 전주·완주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해 급하게 다시 추진할 생각은 없다며 당사자인 완주 군민들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렬 기자

-전북 지역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그건 말할 것도 없다. 도지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국회의원들과 소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적과 무관하게 도지사는 여야를 넘나들며 소통해야 하고, 국회의원들도 친소 관계를 떠나 모두와 협력해야 하는 자리다.

국회에 있을 때 '협상의 달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20대 국회 때 2018~2019년까지 원내대표를 맡았는데, 당시 여야를 넘나드는 협상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희상 국회의장께서도 당시 많은 의원들 앞에서 '20대 국회 하반기는 관영이가 없었으면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말 일머리 있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전주·완주 통합은 다시 추진할 생각인가.

아쉽긴 하지만 급하게 다시 추진할 생각은 없다. 당사자인 완주 군민들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전북이 무시당할 때 도민들과 함께 용기 있게 저항했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바로 지금이다. 불의에 대해 숨죽이거나 침묵하지 않고 도민들과 함께 맞섰다는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전북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고 전북 정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또 하나는 전북의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해 미래 첨단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내가 도지사가 되기 전까지 전북은 농생명·문화관광·탄소 산업 중심의 이야기가 많았다. 그런데 도지사가 된 뒤 전문가들을 만나보니 미래 산업은 결국 2차전지·AI·방산·바이오·로봇이라고 하더라. 지금 그 산업들을 다 시작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초기 단계다. 기업이 정착하고 클러스터를 만들고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도민들께서 한 번 더 저를 선택해주신다면, 그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고 싶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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