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향의 카톡] "기다리길 잘했는데?"…신차급 변화 '그랜저' 타보니


출시 첫 날 계약 대수 1만대 넘겨…흥행 조짐
익숙한 감성 유지하면서 실내 디자인·디지털 기능 등 신차급 업그레이드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 전면부. 샤크 노즈 디자인과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가 적용돼 이전보다 깔끔한 인상을 준다. /황지향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현대자동차 7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가 출시 첫날 계약 대수 1만대를 넘기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그랜저의 익숙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실내와 디지털 경험 전반에서 사실상 신차급 변화를 담아낸 점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서울 강동구에서 강원 춘천시까지 이어진 왕복 약 125㎞ 구간에서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 모델을 직접 시승했다.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 와인딩 구간, 일반도로 등을 두루 달리며 변화를 살펴봤다.

외관은 기존 그랜저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전면부 분위기가 약간 달라졌다. 현대차가 강조한 '샤크 노즈'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그릴 상단부가 안쪽으로 살짝 들어갔고 얇고 길어진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전보다 정돈되고 안정적인 인상을 만든다. 길어진 프론트 오버행과 매끈하게 다듬어진 면 처리 영향인지 차체도 실제보다 더 커 보였다.

더 뉴 그랜저 실내 전경.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슬림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디지털 사용자 경험을 강화했다. /황지향 기자

실내 문을 열자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건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다. 기존처럼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따로 노는 구조가 아니라 하나의 대형 화면 중심으로 구성됐다. 대신 운전자 앞에는 차속과 내비게이션 경로 등을 보여주는 슬림 디스플레이가 따로 배치됐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적응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중앙 화면 가장 왼쪽에는 차량 그래픽과 각종 상태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데 방향지시등을 켜면 화면 속 차량도 함께 반응하는 식이다. 인터페이스 전체가 스마트 디바이스처럼 직관적으로 구성돼 있는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 뒤 양쪽에는 상하로 조작하는 레버가 자리 잡고 있는데 오른쪽이 전자식 변속 레버다. 기존 로터리 방식보다 조작이 단순했고 손에도 금방 익었다.

다만 스티어링 휠 위치를 끝까지 위로 올리자 운전자 앞 슬림 디스플레이 일부가 가려져 체형이나 운전 자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더 뉴 그랜저 2열 도어 개방 모습. 캘리그래피 트림 특유의 고급 소재와 통일감 있는 실내 구성이 적용됐다. /황지향 기자

실내 전반의 소재와 마감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도어트림과 시트, 대시보드, 발매트까지 전체 색감과 소재 통일감을 세심하게 맞춘 흔적이 느껴졌다.

A필러부터 썬바이저, 천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에는 스웨이드 소재를 적용했고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등은 가죽 질감 소재로 마감해 시각적인 고급감과 촉감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특히 시트 만족도가 높았다. 헤드레스트가 머리를 과하게 밀어내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받쳐줘 장시간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크지 않았다.

캘리그래피 트림답게 2열 공간감도 여유로웠다. 리클라이닝 기능과 넓은 레그룸 덕분에 패밀리 세단을 넘어 쇼퍼 드리븐 성격까지 고려한 모습이다. 창문을 올리면 햇빛가리개가 함께 올라오는 기능도 있다.

더 뉴 그랜저에 적용된 스마트 비전 루프. /현대차

현대차가 새롭게 적용한 '스마트 비전 루프'는 기계식 블라인드 없이 루프 투명도를 조절하는 방식인데 개방감이 상당했다. 천장 터치 버튼만으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었고 실내 분위기를 한층 밝고 넓게 만들어줬다.

주행 중 경험한 안전·편의 기능도 돋보였다. 안전벨트를 어깨 위로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팔 아래로 내린 상태로 출발하자 곧바로 경고음과 함께 올바른 착용 안내가 나왔다. 주행 중 내비게이션 화면을 오래 바라보자 전방 주시 경고도 표시됐다.

차선을 살짝 밟는 수준에서도 경고와 함께 스티어링을 다시 잡아줬다. 운전자 개입을 과하게 방해한다기보다 지속적으로 주의를 환기 시켜줬다.

더 뉴 그랜저 운전석 모습. /황지향 기자

현대차가 새롭게 적용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글레오 AI'도 사용해봤다. 현재 목적지 정보나 공조 설정, 내비게이션 음량 조절 등은 비교적 정확하게 수행했고 "오늘 주요 뉴스 알려줘"라고 묻자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와 6·3 지방선거 관련 이슈 등을 바로 요약해줬다.

다만 차량 제어 기능까지 완전히 통합된 수준은 아니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작동이나 방향지시등 조작, 트렁크 개폐 같은 기능은 수행하지 못했다. 아직은 차량 비서보다는 정보형 AI에 가까운 모습이다.

더 뉴 그랜저 측면 모습. /황지향 기자

주행 감각은 전형적인 그랜저의 방향성을 유지한다. 전체적으로 묵직하면서도 매끈하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30~140㎞ 수준으로 주행할 때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속도를 올려도 불안감이 크지 않았다. 방지턱이나 노면이 거친 구간에서도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며 차체 움직임을 차분하게 눌러주는 느낌이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에 카울 크로스바 두께를 늘리고 구조를 최적화했으며 전륜 스트럿링 강성을 높이는 차체 보강 작업을 적용했다. 여기에 서스펜션에는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를 적용해 노면 충격을 줄였다. 실제 주행에서도 요철을 지날 때 차체가 한 번에 튀어오르기보다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는 인상이었다.

더 뉴 그랜저는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 4개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시작 가격은 가솔린 2.5 기준 4185만원부터다. 시승 차량인 캘리그래피 트림에는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 생성형 AI 기반 '글레오 AI', 스마트 비전 루프, 2열 리클라이닝·통풍 시트,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등이 적용됐다.

더 뉴 그랜저 트렁크 공간. /황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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