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첫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동결로 끝났다. 다만 점도표와 기자회견 메시지는 하반기 인상 가능성에 더 가까웠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7월과 8월, 10월, 11월, 올해 1월과 2월, 4월에 이어 8회 연속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낮춘 뒤 약 1년째 변화가 없었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 원·달러 환율 부담은 한은이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면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임 총재 첫 회의부터 인상 카드를 꺼내기도 부담스러웠다는 평가다.
신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명확히 열어뒀다. 신 총재는 "향후 물가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인상에는 선을 그었지만, 금리 인하보다 인상 가능성을 정책 경로에 더 분명히 올려둔 셈이다.
점도표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이날 공개된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에서 총 21개의 점 가운데 3.00%에 10개가 찍혀 가장 많았다. 2.75%에는 7개, 3.25%와 현 수준인 2.50%에는 각각 2개가 제시됐다. 현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19개 점이 몰리면서, 채권시장은 이번 동결을 사실상 인상 사이클 진입 신호로 해석하게 됐다.
경제전망도 인상론에 힘을 실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7%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각각 상향했다. 물가와 성장 전망이 동시에 올라가면서 경기 둔화를 이유로 한 금리 인하 명분은 약해지고, 물가 대응을 위한 인상 필요성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 해석도 이와 맞물린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느 기관의 전망치를 대입해도 올해와 내년 물가는 한국은행의 '안정적 흐름'이라고 하는 판단의 상단인 2.1%를 상회한다"며 "한국은행으로서는 물가 외에 그 어떤 것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어디까지나 인상 전 가이던스를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짚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중요 포인트는 인상 소수의견, 점도표 구도, 내년 성장률과 물가 전망 수준, 그리고 신현송 총재의 기자회견"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자체보다 점도표가 3.00%를 중심으로 이동한 점과 신 총재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 더 큰 변수로 부각됐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의 스탠스 자체는 매파적일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실제 인상 시기와 속도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상의 속도는 단순히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넘어서서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와 2027년 성장률 전망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금통위 이후 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약해졌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경기 하단을 받치는 가운데 유가와 환율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총재가 인상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만큼, 채권시장은 7월 금통위 전까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2분기 성장률, 기대인플레이션 흐름을 반영하며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7월 16일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 점도표가 현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동한 데다 신 총재도 "적절한 시점"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시장에서는 7월 금통위가 첫 인상 여부를 가를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