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KDDX 입찰 완료…'법적 공방' 다시 변수로


2차 입찰에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참가 등록 마쳐
HD현대중공업, '보안감점 연장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도 동시 제기

HD현대중공업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왼쪽)과 한화오션의 장영실급 잠수함(오른쪽). /각사

[더팩트 | 문은혜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총 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2차 입찰 등록을 모두 완료했다. 1차 입찰에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한화오션 단독 응찰로 유찰됐던 이 사업은 다시 본격적인 수주 경쟁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이 이번 사업 관련 두 건의 가처분 신청을 연이어 제기하면서 사업 추진에 재차 암초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DDX 사업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을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참가 등록이 이날 마감됐다. 입찰 참가 등록을 마친 업체만 오는 29일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1차 입찰 당시 참여하지 않았던 HD현대중공업은 2차 입찰 마감일을 앞두고 지난 27일 참가 등록을 마쳤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KDDX 사업 기본설계 수행업체로서 최고 수준의 함정 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해군의 전력 강화 및 국가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며 "국내 1위 함정 사업자로서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KDDX 사업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KDDX는 7조8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글로벌 함정 시장에서 이번 KDDX 사업을 따내는 업체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 경쟁은 어느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KDDX 함정 건조는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담당했다. 이후 3단계인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이 과열되며 사업은 2년 가량 표류해왔다.

통상적으로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건조까지 맡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컸으나 지난 2023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KDDX 개념설계 자료를 무단으로 촬영·반출한 혐의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문제가 됐다. 한화오션은 이 사건을 문제 삼으며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을 요구했고 양사 공방은 격화하기 시작했다.

자료를 불법 촬영·유출한 혐의를 받은 HD현대중공업 임직원 9명 중 8명은 2022년 11월, 1명은 2023년 12월 유죄가 확정됐다. 방사청은 당초 두 사건을 묶어 벌점 적용 기한을 2025년 11월까지로 잡았으나, 이후 재검토를 거쳐 최종 유죄 확정 시점인 2023년 12월을 기준으로 기한을 올해 12월까지로 연장했다.

적은 점수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함정 사업 특성상 보안 감점의 유효 기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HD현대중공업에는 불리한 변수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KDDX 2차 입찰 참가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법원에 '보안감점 연장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입찰에 참여한 해양정보함 기본설계 제안서에 대한 방사청의 평가 결과를 통해 보안감점 적용이 법적 근거 없이 부당하게 연장됐음을 확인한데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이 입찰 준비 과정에서 자사 기본설계 결과물 중 14건을 한화오션에 넘겼다며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서울지방법원은 해당 자료가 계약 납품물에 해당해 방사청에 비밀 유지 의무를 부과하기 어렵다는 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에 불복한 HD현대중공업이 지난 15일 항고장을 냈고 현재 항고심이 진행 중이다.

영업비밀침해금지, 보안감점 연장적용 금지 가처분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미 2년 가까이 표류한 KDDX 사업이 이같은 법적 변수들로 인해 더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사청은 연내 사업자를 선정해 오는 2032년까지 선도함 인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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