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신세계그룹 스타벅스코리아가 탱크데이 논란에 따라 스타벅스 카드 잔액 전액 환불을 약속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가 '상품권깡'이나 카드 혜택 편취 등 부당이득 취득 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실효성 있는 부작용 방지 대책이 없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다음 달 1일부터 2주간 최종 충전 잔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환불해 주던 기존 조건을 한시적으로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객 요청이 있을 경우 스타벅스 카드 잔액을 전액 환불해 준다. 모바일 앱에 등록된 잔액 환불은 계정당 최대 200만원으로 제한되지만, 매장 방문을 통한 무기명 실물 카드의 현금 환불은 사실상 별도의 제재가 없는 상태다.
금융권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 바로 이 무기명 실물 카드를 통한 현금화 채널이다. 신용카드나 휴대폰 소액결제 등 후불 결제 수단으로 선불카드를 대량 구매한 뒤 즉시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액 환불 발표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스타벅스 카드를 활용한 현금화 시도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특히 무기명 실물 카드는 본인 확인 절차가 사실상 없고 현금을 즉시 지급받는 만큼 자금 추적이 불가능하다.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으로 스타벅스 카드를 구매한 뒤 환불 기간에 매장에서 현금으로 수령하는 식의 자금세탁 창구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뜻이다. 계정당 200만원 한도 설정 역시 오프라인 매장 창구를 통한 현금 환불에는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스타벅스 제휴 신용카드를 활용하면 부당이득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스타벅스 삼성카드'와 '스타트래블 우리카드'는 사용 금액에 따라 스타벅스 리워드인 '별'을 적립해 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로 선불카드를 충전해 별 적립 한도를 채운 뒤, 매장에서 현금으로 전액 환불받으면 소비자는 지출 없이 혜택만 편취하는 구조가 성립된다.
실제로 각 카드사 약관을 보면 스타벅스 삼성카드는 매출전표 접수일 기준 1~3영업일, 스타트래블 우리카드는 결제 후 5영업일 이내에 별을 적립한다. 스타벅스코리아가 공지한 환불 기간이 2주에 달하는 만큼, 카드로 선불카드를 충전해 별을 적립 받아 사용한 뒤 현금으로 환불받는 시나리오가 시간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카드사가 별 환수 장치를 명시하고 있지만 이번 환불에는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각 카드사는 상품 설명서에 카드 해지나 결제 취소 시 적립된 별을 1개당 600원으로 환산해 이용자에게 청구하는 방안을 기재했다. 그러나 이번 환불 조치는 카드 결제 취소가 아닌 선불카드 자체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기존 환수 체계가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현금화 악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일부 편의 기능 및 잔액 충전 한도를 제한 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는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일축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환불 결정이 스타벅스코리아의 일방적 결정인 만큼 제휴 카드사와 별도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9월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을 개정해 적립금 환불의 경우 금액과 관계없이 100% 전액 환불을 허용한 만큼 이번 조치 자체를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소비자 권익 강화 차원에서 마련된 제도가 자금세탁이나 카드 혜택 편취에 악용될 수 있는 만큼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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