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하자 지분 증여…명인제약, 다시 불붙은 '승계 IPO' 논란


공모가 밑돈 주가에 증여세 부담 축소 관측
배당 확대·계열사 임대수익까지 승계 재원 활용 의혹
"투자자만 손실 떠안아" 비판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이 코스피 상장 7개월 만에 두 딸에게 지분을 증여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잇몸약 '이가탄'으로 유명한 명인제약의 창업주 이행명 회장이 코스피 상장 7개월 만에 두 딸에게 지분을 증여했다. '승계 목적의 기업공개(IPO)' 논란을 부인했던 이 회장이 주가 하락 시점에 증여를 단행하면서, 시장에서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오너 일가의 실속만 차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행명 회장은 지난 8일 두 딸에게 명인제약 지분 총 6.58%(96만 주)를 증여했다. 장녀 이선영 씨에게 4.32%(63만 주), 차녀 이자영 씨에게 2.26%(33만 주)가 각각 돌아갔으며, 명인다문화장학재단에도 0.68%(10만 주)를 증여했다. 이로써 이 회장의 지분율은 50.88%에서 43.62%로 줄었지만,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은 73.47%에 달해 지배력은 공고히 유지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여의 시기와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명인제약 주가는 지난해 10월 상장 첫날 장중 13만4500원까지 치솟았으나, 대주주의 6개월 의무보유확약(록업)이 풀린 직후 급락해 최근 5만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공모가 5만8000원 마저 밑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오너 일가의 증여세 부담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상장주식은 증여일 전후 각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산정한다. 주가가 낮을수록 증여세가 줄어드는 구조다. 최근 주가 5만원 선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두 자매가 부담해야 할 증여세 총액은 최대주주 할증(20%) 및 최고세율(50%)을 적용한 뒤 누진공제액을 제외하면 약 278억8000만원(장녀 184억4000만원, 차녀 94억4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명인제약이 우량한 재무구조를 가졌음에도 굳이 IPO를 추진한 목적이 애초부터 '절세 승계'에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상장 상태에서는 1주당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각각 3과 2의 비율로 가중평균한 가액으로 평가하는데, 이 때 순자산과 수익가치가 높게 평가돼 '증여세 폭탄'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상장 후 주가를 낮게 관리하면 승계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증여세를 납부할 재원 역시 내부거래를 통해 조달되는 모습이다. 두 자매는 올해 명인제약의 결산 현금배당 확대를 통해 약 48억9000만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명인제약의 올해 배당 총액은 219억원으로 전년 112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 중 73% 이상이 오너 일가에게 귀속됐다.

자매가 지분 100%를 보유한 부동산 임대업체 메디커뮤니케이션도 지난해 결산 기준 40억원의 이익배당을 실시했다. 이 회사는 명인제약 서초동 사옥 지분의 52%를 갖고 있다. 명인제약으로부터 연간 12억9000만원의 임차료와 182억원에 달하는 임대보증금을 받아 건물 매입 자금을 충당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이 회장 개인의 자산 관리 차원에서 계획에 따라 지분을 증여한 것이며, 특정 주가 흐름이나 가격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 주가를 일부러 낮출 수도 없다"며 "상장 당시에는 6개월의 의무 보유 기간이 있어 지분을 증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부거래를 통해 증여세 재원을 마련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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