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예리·김태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시민·노동단체는 2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대국민 사과를 두고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고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정 회장의 유체이탈식 대국민 사과문에 대한 입장'을 내고 "정 회장 사과는 전형적인 총수 면피용 대본에 불과하다"며 "도의적 책임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자신에게 닥칠 사법적·법적 책임에 대한 교묘한 회피일 뿐"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정 회장은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도 정작 행한 조치는 대표이사와 실무진 꼬리 자르기식 해임뿐이었다"며 "정 회장은 사법기관의 엄정한 조사를 받고 법의 심판대 위에 나서야 하며, 수사기관은 이번 탱크데이 마케팅이 어떤 경로로 기획되고 승인됐는지, 정 회장 본인 또는 측근이 사전에 인지했는지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 회장의 사과에는 책임 인식과 후속대책이 턱없이 부족해 그 어떤 진정성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반복되는 내부통제 실패와 반역사적·반인권적 기업문화에 대한 정 회장이나 이사회의 책임도 명시되지 않은 꼬리 자르기 사과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체조사 범위도 극히 제한적이었고 담당자 인사조치 외에는 별다른 후속조치도 없었으며 ‘고의성 여부가 입증될 경우’라는 단서를 달며 문제의 본질을 축소하는데 급급했다"며 "말로만 책임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재발 방지대책, 선불 충전금 환불대책, 추락한 기업가치와 고객 신뢰 회복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마케팅 직원들을 언급한 자체 진상 조사 결과를 두고도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20대 초반, 30대 초반 마케팅 직원들이 갖는 역사 인식이 본인들이나 사회와는 동떨어져 있다며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태도도 보였다"면서 "기업의 역사 인식과 사회적 책임은 개인 직원의 연령이나 감수성 문제가 아니라 최고경영진과 이사회가 책임져야 할 경영의 영역"이라고 꼬집었다.
전국민중행동은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스타벅스 불매운동 시작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국민중행동은 "정 회장이 직접 고개 숙여 사과했으나, 자체 조사 결과에서 '고의성을 찾지 못했다'며 실무진의 과실로 돌리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식 변명으로 일관해 또다시 국민을 기만했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면서도 책임지지 않는 정 회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8일 텀블러 판매 행사를 진행하며 홍보 문구에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 표현을 사용했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이 일자 정 회장은 손 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다.
이후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박종철 열사 유가족, 광주 시민, 국민 여러분께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정 회장 사과 이후 전상진 신세계 경영총괄 부사장은 내부 진상 조사 결과를 설명하며 "해당 직원들은 '기존 나수 텀블러 홍보 문구였던 가방에 쏙과 라임을 맞추는데 급급했다', 'AI에 물어봤다', '(5·18은) 생각조차 못했고, 이슈화 이후 다시 보니 그제야 문제가 될 수 있겠구나 인지했다'며 고의성 여부를 부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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