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 오빠' 가니 '잘생긴 오빠'… 선거판 삼킨 '오빠 논란' [이슈 클립]


25일 박민식 후보 지원 나선 김민전 의원 오빠 발언 논란
연이은 오빠 호칭 논란에 유권자 피로감 극대화

지역을 이끌 리더를 찾는 선거판이 때아닌 오빠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25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은 박민식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거리 유세에 동행, 10대 초반 여학생들을 향해 김 의원은 안녕하세요. 여기 잘생긴 오빠 많아요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민전 의원 페이스북

[더팩트|오승혁 기자] 지역을 이끌 리더를 찾는 선거판이 때아닌 "오빠"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2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5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박민식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거리 유세에 동행했다. 당시 유세 인파로 길이 막혀 머뭇거리던 10대 초반 여학생들을 향해 김 의원은 "안녕하세요. 여기 잘생긴 오빠 많아요"라며 말을 건넸다. 옆에 있던 박 후보는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손을 흔들었다.

당황한 학생들은 스마트폰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두 사람 사이를 빠르게 지나쳤다. 김 의원은 멀어지는 학생들을 향해 "너무 멋진데요"라고 재차 발언했으나, 학생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해당 발언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자 김 의원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겨레신문이 현장에 있었다면 쓰지 못할 기사를 썼다"며 "당시 현장에 20대 남성 10여 명이 있었고, 여학생들이 지나가지 못하고 있어 무서워하지 말고 편하게 지나가라는 뜻에서 한 농담이었다. 박 후보를 오빠라고 지칭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동갑내기 동창을 오빠라고 부를 사람이 어디 있냐. 누구처럼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강요한 적 없다"며 "오보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에 가겠다"고 했다.

부산 북갑 재보궐선거에서 불거진 '오빠 호칭'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구포시장에서 하정우 후보 지원 유세 도중,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에게 하 후보를 가리키며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하 후보 또한 "오빠"를 유도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여야 지도부와 후보는 결국 고개를 숙여야 했다.

여당의 반성이 채 잊히기도 전에 이번엔 야당이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여야가 번갈아 가며 보여준 '오빠 마케팅'은 유세 현장의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시대착오적인 성인지 감수성과 유권자를 바라보는 얕은 인식 수준만 고스란히 노출한 꼴이 됐다.

유권자들은 선거판에서 '오빠'를 찾지 않는다. 각자의 오빠는 개개인의 마음속에 이미 알아서 잘 자리 잡고 있다. 지금 이 지역구에 필요한 것은 가벼운 농담을 던지는 오빠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든든한 '리더'다.

shoh@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