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합의안 투표 마무리 수순…'노노 갈등'은 악화일로


노조 잠정합의안 투표율 90% 육박…27일 오전 10시까지
'노노 갈등' 봉합 과제…동행노조, 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삼성전자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투표 마감 하루 전인 26일 오전, 조합원들의 투표율이 90%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의 임금·성과급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무난하게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한데, 합의안을 둘러싼 회사 내부의 '노노(勞勞) 갈등'은 봉합되지 않은 채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투표 마감 이후에도 사태의 여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투표 마감 하루 전인 이날까지 잠정합의안에 대해 투표한 노조 조합원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투표율이 89.1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합원 5만7302명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투표는 지난 22일 오후 2시 12분 시작돼 오는 27일 오전 10시에 마감된다.

조합원 대부분이 투표를 마치면서 이번 성과급 사태도 사실상 마무리 수순이라는 평가다. 과반 투표라는 요건이 이미 충족돼 과반 찬성 결과만 나오면 잠정합의안은 타결된다. 이는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교섭 첫 상견례를 가진 지 6개월여 만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수차례에 걸쳐 교섭 결렬 및 대화 재개 상황을 겪었으며, 중노위 사후조정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다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재차 마련된 테이블에서 총파업 예정일(21일) 90여분을 남기고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가결 우세 관측이 나온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약 80%가 이번 합의안의 주인공인 반도체(DS) 부문 소속이어서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연봉 1억원 기준)은 자사주 형식의 특별 경영 성과급과 기존 초과 이익 성과급(OPI)까지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반대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비메모리 부문 일부 직원과 완제품(DX) 부문 직원은 불만을 표출하며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담당하는 DX의 경우 합의안이 가결되더라도 성과급이 약 600만원에 불과, 상대적 박탈감을 지속해서 호소해 왔다.

동행노조가 26일 수원지법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 직전, 취재진을 향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나아가 DX 부문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동행노조는 이날 법원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 중지 요구 가처분을 신청했다. 동행노조는 사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초기업노조가 지나치게 DS 부문 이익만 대변하고, 비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초기업노조·전삼노·동행노조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에서 이달 초 발을 뺐다. 이에 초기업노조는 공동교섭단 참여 지위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동행노조 조합원들의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동행노조는 "지난주 잠정합의안이 체결된 후 초기업노조 측은 (동행노조에) 찬반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갑자기 번복해 투표권이 없다고 통보했다. 초기업노조 측의 동행노조 투표권 배제 통보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공동교섭단에 참여한 소수 노조를 배제하는 것은 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내일이 투표 마감이라 오늘 심문기일이 열려야 하는 상황으로,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과 긴급성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동행노조 측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 합의안 찬반투표 절차가 종료되면 합의안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도 낼 방침이다.

이처럼 '노노 갈등'이 깊어지면서 27일 투표가 끝난 이후에도 삼성전자 내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를 수습하고 조직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것이 최대 과제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1일 담화문을 통해 "이제 중요한 것은 갈등의 시간을 뒤로하고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아 나아가는 일"이라며 내부 결속을 당부했다.

주주들의 마음도 달래야 한다. 주주 단체들은 과도한 성과급이 회사의 이익과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며 이번 잠정합의안이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한다. 앞서 삼성전자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주주총회 의결 없이 성과 배분안이 확정된다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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