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에 퇴직 안 하면 0원?"…국회 보좌진 '성과상여금' 제도 도마 위


국회, '12월 31일 재직' 엄격 적용…"불리한 조항" 불만 토로
사무처 "특수성에 맞게 합리적 개선방안 검토…의견 수렴 예정"

성과상여금 제도를 둘러싼 국회 공무원 사회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회가 연말 재직 여부만을 기준으로 지급 대상을 규정하고 있어서다. 사진은 국회의원회관 내부 모습. /더팩트DB

[더팩트ㅣ국회=이하린·김시형 기자] 성과상여금 제도를 둘러싼 국회 공무원 사회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회가 '연말 재직 여부'를 기준으로 지급 대상을 규정하고 있어서다. 사실상 일반 국가공무원보다 더 불리한 자체 지급 기준 적용으로 1년 가까이 근무하고도 성과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관련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사무처는 '국회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지침'에 따라 매해 말일을 기준으로 성과상여금 지급 대상을 정한다. 해당 지침 제4조는 성과상여금 지급 대상을 전년도 최종 근무성적평정 기준일인 12월 31일 현재 해당 기관에 소속된 공무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전년도 마지막 날 퇴직한 공무원은 예외적으로 포함되지만, 그 이전에 면직·퇴직한 경우에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일반 국가공무원 성과상여금은 전년도 근무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지급 시점은 통상 다음 해 3월 말이며, 중도 퇴직자 역시 재직 기간을 반영해 일할 계산 방식으로 지급받는다. 이 때문에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국회가 오히려 일반 공무원보다 더 불리한 자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1월부터 11월까지 사실상 한 해 대부분을 근무했더라도 12월 중 의원실 내 직급변동이나 퇴사로 인해 퇴직 처리 등이 이뤄지면 성과상여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반면 11월이나 12월에 입사해 연말 기준 재직 상태만 유지하면 지급 대상에 포함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제도의 허점을 체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 소속 한 보좌진 A 씨는 <더팩트>에 "결국 중요한 건 한 해 동안 얼마나 일했느냐가 아니라 12월 31일에 등록돼 있느냐"라며 "연말 직전에 의원실을 옮기거나 퇴직하면 사실상 성과상여금이 사라지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일한 기간만큼은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보좌진 B 씨도 "22대 국회 들어오기 전에 근무했던 경기도 산하기관에서는 퇴직 이후에도 근무 기간을 반영해 성과상여금이 지급됐다"며 "오히려 국회에 와서 보니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각해 보면 시간 외 근무수당 문제도 비슷하다"며 "국회 보좌진은 실제 노동 강도에 비해 제도 보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크다"고 덧붙였다.

의원실 특성상 인사이동이 잦다는 점도 문제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회 보좌진들은 통상 의원실 개편, 총선 이후 인력 재배치, 직급 조정 등의 이유로 연중 소속이나 직급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국회의원 사무실이 있는 국회 의원회관 전경. /더팩트DB

의원실 특성상 인사이동이 잦다는 점도 문제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회 보좌진들은 통상 의원실 개편, 총선 이후 인력 재배치, 직급 조정 등의 이유로 연중 소속이나 직급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행 기준에서는 같은 국회 안에서 계속 일했더라도 연말 기준 등록 상태에 따라 성과상여금 지급 여부가 갈리는 사례가 발생한다.

실제로 일부 보좌진들은 연말 직전 면직 처리 이후 곧바로 다른 의원실에 재등록되는 과정에서 성과상여금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좌진 C 씨는 "국회 안에서 계속 일했는데 서류상 등록 상태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못 받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과상여금이 사실상 임금·보수의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특정 시점의 재직 여부만으로 지급 자체를 배제하는 현행 기준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일반 공무원 기준과 동일하게 실제 근무 기간을 반영해 일정 기준 이상을 재직한 경우 성과상여금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공무원의 경우 별도의 평가 절차 없이 직급별 균등 지급 방식이 적용된다. 성과상여금 관련 국회 공무원 내부 지급지침 제15조에 따르면 '별도의 평가를 하지 아니하고 예산 범위 안에서 직급별로 균분해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인 보좌진 D 씨는 "다른 직군에 비해 임금 성격이 강하다면 지금보다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합리한 기준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만하다"고 말했다.

C 씨는 "성과상여금 취지가 한 해 동안의 업무 성과를 보상하는 데 있다면 실제 근무한 기간을 반영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지금처럼 특정 날짜 기준으로 일괄 배제하는 방식은 제도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예를 들어 원래 받을 성과급이 100만 원이라면, 해당 연도에 6개월 근무했을 경우 50만 원만 지급하는 방식으로라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국회 내부에서는 보좌진의 고용 불안정과 열악한 처우를 사실상 감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사진은 국회 전경. /국회

한편, 국회 내부에서는 보좌진 고용 불안정과 열악한 처우를 사실상 감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 소속 보좌진 E 씨는 "언제든 잘릴 수 있어 워낙 고용이 불안정하다 보니 성과상여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본 적이 없다"며 "국회의원이나 국회 보좌진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워낙 팽배하다 보니, 불합리한 점들은 감안하고 사는 편이다. 돈이 필요하면 협력관이나 대관 등 다른 직군으로 이직을 하는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 F 씨는 "300명의 의원이 운영하는 방식이 다 다르고, 국회가 역동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사례가 너무 다양하다"며 "성과상여금 역시 국민 세금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단순히 '퇴직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국민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규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 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예산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모르겠지만, 현재 구조로는 퇴직자들까지 포함해 기존 재원을 나눠야 한다"면서 "현직 보좌진 입장에서는 이를 마냥 선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좌진 처우 개선과 예산 확대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충분한 예산 확보가 전제돼야 성과상여금 기준 완화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사무처는 현행과 같은 성과상여금 지급 기준을 설정한 배경과 향후 제도 개선 검토 계획을 묻는 <더팩트>의 질의에 "국회 조직의 특수성에 맞는 합리적인 성과상여금 개선방안을 법리검토, 노동조합 협의 등을 거쳐 검토 중"이라면서 "보좌진협의회 등 국회 구성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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