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한국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의 성과급 논란이 대만 반도체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올해 1분기 호실적에도 내부에서 성과급 삭감설이 돌자 직원들 사이에서 한국 삼성전자처럼 파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대만 경제매체 자유재경과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최근 TSMC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등 SNS를 중심으로 오는 7월 지급될 직원들의 연간 성과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삭감 폭이 최대 15%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TSMC의 공식적인 성과급 지급 정책은 확정되거나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으며 순이익은 58% 급증한 5725억 대만달러(약 182억 달러·약 26조 8000억 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5433억 대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번 성과급 삭감설의 배경으로 TSMC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12개의 신규 반도체 공장을 동시에 건설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이 거론된다.
실적이 좋은데도 보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소식에 직원들은 SNS를 통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직원은 "회사는 내부 경영 방식처럼 마음대로 모든 걸 바꿔버린다"며 "전혀 양심이 없다"고 질타했다. 또 다른 직원은 "직원들은 매일 쉴 새 없이 일하는데, 주주들을 위해 직원 보너스를 삭감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강도 노동에 지친 심경을 토로하며 "그렇다면 평일 저녁과 주말엔 팀스가 자동으로 꺼지게 해달라"고 업무용 플랫폼 차단을 요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TSMC는 '영업이익 1% 이상'이라는 성과급 최저 기준만 정해놓고 매년 투자 계획과 성과 분배를 함께 이사회에서 정한다.
자유재경은 이와 함께 한국 삼성전자 노조의 임금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가 오는 27일 마감된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대만 내에서 '호국신산'(나라를 지키는 영험한 산)으로 추앙받는 TSMC이지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의 단체행동에 동조하는 기류가 읽힌다. TSMC의 일부 직원들은 삼성의 투표 일정을 의식한 듯 "27일에 진짜 판가름 난다"라거나 "파업을 추진하면 불법이냐", "이제 파업해야 할 때가 됐다" 등의 의견을 올리며 단체 행동 가능성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