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손원태 기자]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일본의 메가 히트작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가 올해로 탄생 30주년을 맞았지만, 국내에서 또다시 신드롬을 일으키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포켓몬 관련 행사가 열릴 때마다 수십만명의 인파가 운집하면서 압도적인 장관을 연출하는 것이다.
이에 유통업계도 포켓몬 캐릭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상품 출시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유소년기 포켓몬을 보고 자랐던 30대가 핵심 소비층이 되면서 이번 신드롬을 주도했고, 세대와 성별을 초월한 포켓몬 특유의 높은 대중성이 열풍의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켓몬코리아는 노동절 연휴인 이달 1일 포켓몬 30주년을 기념해 서울 성동구 일대에서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행사에서 진행된 '스탬프 랠리' 이벤트에 새벽부터 성수동 일대로 인파가 대거 몰리며 거대한 장사진을 이뤘다. 이 여파로 정오께 현장 통제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고, 급기야 행사가 중단되는 사태마저 빚어졌다.
스탬프 랠리는 특정 장소에서 스탬프를 모으면 보상을 받는 이벤트다. 당시 희귀 아이템 중 하나인 '잉어킹 프로모 카드'를 받기 위해 인파가 대거 몰렸고, 경찰 추산 4만여명이 성수동으로 집결했다.
같은 시간 서울숲에서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됐다. 박람회에는 포켓몬 정원이 꾸려졌고, 이를 보기 위해 12만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5월 1일 하루만 포켓몬 행사를 즐기기 위해 수십만명의 인파가 서울 성동구 일대로 향한 셈이다.
포켓몬은 지난 1996년 2월, 일본에서 출시된 닌텐도 콘솔게임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을 통해 처음 등장했다. 동식물을 형상화한 귀여운 캐릭터들이 속성별 기술을 구사하고, 이용자가 이를 육성해 진화시키거나 겨루는 등 다채로운 시스템을 선보였다. 일본에서 폭발적 흥행을 기록한 포켓몬 게임은 이듬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고,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9년 7월 지상파를 통해 애니메이션이 처음 방영되며, 포켓몬 신드롬이 본격화했다. 국내 방영과 맞물려 양산빵 업체인 샤니가 포켓몬 캐릭터 스티커(띠부씰)가 동봉된 포켓몬빵을 생산했고, 이는 수집 열풍을 일으키며 유소년층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당시 포켓몬빵은 월평균 50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품절 대란을 야기했다.
포켓몬은 '초통령'으로 불리면서 학용품, 의류, 가방 등의 제품군 영역으로 확장했다. 피카츄, 꼬부기, 파이리 등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캐릭터들이 유소년층을 만족시키며, 아동 패션·문구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후 포켓몬은 지난 2016년 7월, 미국 게임사 '나이언틱'이 증강현실(AR) 기반의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를 출시하며 다시 한번 국내를 강타했다. 애니메이션과 같이 현실 세계를 누비면서 포켓몬을 포획하고, 대전·교환하는 시스템이 옛 유소년층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다.
그러던 중 삼립은 지난 2022년 2월, 16년 만에 포켓몬빵을 재출시하며 전국적인 품절 대란을 다시금 재현했다. 재출시 2년여 만에 포켓몬빵은 누적 판매량 2억개를 돌파했다. 포켓몬 열풍은 30대를 시작으로 20대와 40대로 확산했고, 부모가 된 이들 세대가 자녀들에게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남녀노소 대중적 캐릭터로 군림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포켓몬 캐릭터가 독보적인 인기를 유지하는 만큼, 이미 시대를 초월한 메가 IP로 등극했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은 헬로키티 같은 캐릭터와 다르게 성별이 정해지지 않아 어느 상품으로 기획해도 부담이 덜하다"며 "포켓몬 IP가 성별이나 세대를 타지 않은 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어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도 적합하다"고 전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포켓몬 탄생 30주년을 맞은 현재까지도 이들 캐릭터를 활용한 식음료 상품, 의류, 굿즈 등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11월 빼빼로데이 시즌을 겨냥해 포켓몬 메타몽을 콘셉트로, 스낵과 우산, 키링 등 단독 상품 26종을 대거 내놓았다. 이달 들어서는 포켓몬 카드 5장이 무작위로 구성된 카드팩 4종을 출시했으며, 이 제품은 사흘 만에 25만개가 판매돼 준비된 물량을 전부 소진했다.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 역시 지난 3월 포켓몬을 테마로 한 음료 4종을 선보였고, 출시 2주 만에 약 15만잔을 판매했다. 패션 브랜드 스파오(SPAO)도 지난달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한 파자마 시리즈를 공개했으며,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CJ웰케어는 포켓몬 잠만보를 넣은 기획팩을 출시했다. 이 밖에 배스킨라빈스와 유한킴벌리 등도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한 기획 상품들을 잇달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 캐릭터가 적용되는 순간 고객들이 먼저 관심을 보이며 매장을 찾는다"며 "어린 시절의 향수를 간직한 성인 고객들이 실제 제품 구매로 이어지면서 점포 매출 상승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tellm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