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또 터진 사극 논란…반복되는 '역사 왜곡' 잡음


'21세기 대군부인'으로 다시 불거진 사극 역사 왜곡
끊이지 않는 논란의 반복

역사 고증 및 왜곡 논란에 휩싸이는 작품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각 방송사

[더팩트ㅣ강신우 기자] 사극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극본 유지원, 연출 박준화)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이라는 가상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작품은 최고 시청률 13.8%를 기록하며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즉위식 장면과 왕실 의례 표현 등을 두고 역사 왜곡 및 동북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제작진은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방송·VOD·OTT 영상의 일부 오디오와 자막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작가와 감독, 주연 배우 아이유와 변우석도 고개를 숙였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문제는 이러한 잡음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선구마사'부터 '철인왕후' '설강화' '고려거란전쟁'까지 그간 창작의 자유와 역사 재현의 책임 사이에서 논란을 겪어온 작품들을 살펴본다.

tvN 철인왕후는 조선왕조실록 비하 의혹과 실존 인물 부정적 묘사로 인해 논란이 일었다. /tvN

◆'철인왕후', 코미디 사극도 피하지 못한 역사 왜곡 논란

가장 먼저 '철인왕후'는 방영 초반부터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린 작품이다.

2020년 12월 첫 방송한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극본 박계옥·최아일, 연출 윤성식)는 불의의 사고로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의 영혼이 깃들어 '저 세상 텐션'을 갖게 된 중전 김소용(신혜선 분)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김정현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영혼가출 스캔들을 그린 퓨전 코미디 사극이다. 배우 신혜선 김정현을 비롯해 배종옥 김태우 설인아 나인우 등이 출연했다.

작품은 1회 시청률 8.0%로 출발해 최종회 17.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실존 인물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와 조선왕조실록 비하 의혹, 역사 왜곡 논란이 극 초반부터 불거지며 시시비비가 이어졌다. 여기에 중국 웹드라마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과 원작 작가의 혐한 논란까지 더해지며 비판 여론이 커졌다.

결국 제작진은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하고 일부 장면과 대사를 수정하며 논란 수습에 나섰다.

SBS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 인해 2회 만에 방송이 폐지됐다. /SBS

◆ '조선구마사', 2회 만에 폐지된 초유의 사태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 논란으로 2회 만에 방송이 폐지된 초유의 사태다.

2021년 3월 방송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 연출 신경수)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정복하려는 악령과 이에 맞서 백성을 지키려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액션 사극이다. 조선 건국 후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이에 맞서는 태종, 충녕대군, 양녕대군의 이야기를 그렸다.

큰 인기를 끌었던 '펜트하우스'의 후속으로 방영된 작품은 1회 시청률 5.7%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첫 방송 직후 고려 말 충신 최영 장군을 비롯해 태종과 충녕대군(세종)을 왜곡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중국식 음식과 소품이 등장하며 동북공정 및 악의적 역사 왜곡 논란까지 번졌다. 조선 역사를 모욕하고 한국 문화를 중국 문화권에 종속시키려는 시도로 읽힐 수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SBS는 1주일 휴방 후 재정비를 거쳐 방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광고주 이탈이 이어졌고 결국 2회 만에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 VOD와 다시보기는 중단됐으며 해외 판권 계약 역시 모두 해지됐다.

JTBC 설강화는 민주화운동 왜곡 논란과 배우들의 연기 논란 등이 잇따라 발생하며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JTBC

◆ '설강화', 민주화운동 왜곡 논란

'설강화'는 방영 전부터 민주화운동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2021년 12월 첫 방송한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 분)와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 분)의 시대를 거스른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정해인 지수를 비롯해 유인나 장승조 윤세아 김혜윤 등이 출연했다.

작품은 방영 전 시놉시스가 유출되며 논란이 일었다. 1987년 민주화운동 시기를 배경으로 하면서 남파 간첩 남주인공과 그를 돕는 여대생의 서사를 배치한 점이 자칫 민주화운동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특히 북한 간첩을 미화하고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 세력에 씌워졌던 '간첩 프레임'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JTBC는 "해당 논란은 '설강화'의 내용 및 제작 의도와 무관하다. 억측과 비난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고, 방송은 정상 송출됐다.

그러나 방송 후에도 민주화운동 왜곡 및 국가안전기획부 미화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광고주들의 광고 노출 중단 요구가 이어지는 등 후폭풍을 남겼다. 시청률 역시 2~3%대를 전전하며 크게 부진했다.

KBS2 고려거란전쟁은 5도 양계 개혁 과정과 현종 묘사를 중심으로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KBS

◆ '고려거란전쟁', 정통 사극도 피하지 못한 고증 논란

정통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역시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2023년 11월 첫 방송한 KBS2 토일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김한솔)은 당대 최강국 거란과의 26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려의 번영과 동아시아의 평화 시대를 이룩한 고려 황제 현종과 강감찬을 비롯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대하드라마다. 총 32부작으로 최수종 김동준 지승현 이원종 등이 출연했다.

작품은 대규모 전투 장면을 잘 살린 정통 사극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중반 이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현종의 캐릭터 묘사와 왕후 서사, 강감찬 캐릭터, 5도 양계 개혁 과정 등이 실제 역사와 다르거나 과도하게 극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원작 소설 '고려거란전쟁: 고려의 영웅들'의 길승수 작가 역시 "대본 작가가 대본을 잘못 쓰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커졌다.

이에 제작진은 극적 구성을 위한 각색이며, 원작 소설과는 별개의 작품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보였다.

결국 작품은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에 비해서 아쉬웠던 최고 시청률 13.8%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이는 정통 대하사극조차 역사적 사실과 창작 사이의 균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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