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이마트 주가가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에 사흘 연속 밀리고 있다. 1분기 호실적과 증권가 목표가 상향으로 살아나던 투자심리가 자회사발 브랜드 리스크에 빠르게 식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이마트는 전 거래일(9만3600원) 대비 5.34%(5000원) 하락한 8만8600원을 호가 중이다. 장중 흐름도 불안한 모습이다. 이날 9만1900원으로 개장한 이마트는 장 초반에는 8만8300원까지도 빠졌다.
이마트는 전날에도 5.65% 하락하며 장을 마친 바 있다. 논란이 불거진 지난 18일에도 3.22% 내린 9만9200원에 마감했다. 논란 만 이틀여 만에 15%가량 추락한 셈이다. 이는 단기 주가 조정이라기보다 스타벅스코리아 논란이 곧장 이마트 투자심리를 건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인 SCK컴퍼니가 이마트가 지분 67.5%를 보유한 연결 자회사인 탓이다.
◆ 증권가 기대감 컸는데…'스벅 리스크'에 찬물
이마트는 최근 증권가에서 다시금 관심을 받던 종목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은 7조1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783억원으로 11.9% 늘었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이후 14년 만의 최대 영업이익이었다.
본업 회복 기대도 컸다. 할인점 수익성 개선, 트레이더스 성장, 주요 자회사 실적 회복이 맞물리면서 이마트가 길었던 부진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홈플러스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은 이마트 주가 재평가 재료로 거론됐다. 대형마트 업황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이마트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부각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적 발표 이튿날인 지난 14일 이마트의 리포트 제목을 '주가가 곧 오를 거 같은 느낌'으로 달았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3만5000원을 제시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며 "이마트는 모멘텀으로 움직이는 주식"이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도 이마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며 "우호적이라고 볼 수 없는 영업환경에서도 할인점 성장과 수익성 회복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트레이더스 성과, SSG닷컴 적자폭 완화, 신세계프라퍼티와 조선호텔앤리조트 실적 성장도 긍정 요인으로 봤다. IBK투자증권은 목표가 12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교보증권도 같은 날 이마트에 대해 '업황 재편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 유효'라는 리포트를 냈다. 교보증권은 지난 4월 기준 기존점 성장률이 할인점 4.3%, 트레이더스 5.1%, 에브리데이 9.1%를 기록했다며 행사 흥행과 경쟁 점포 폐점에 따른 반사 수혜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3만원을 제시했다.
목표가 흐름도 우호적이었다. 최근 6개월 전체 증권사 평균 목표가는 14만원 안팎으로, 직전 6개월 평균보다 20% 넘게 높아졌다. 한국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교보증권을 비롯한 증권가가 이마트를 바라보는 눈높이를 높이던 시점에 스타벅스코리아 논란이 터진 셈이다.
◆ 사과·대표 해임에도 후폭풍…불매 확산 여부가 변수
이번 논란은 지난 18일 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텀블러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불거졌다. 홍보물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표현이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행사를 중단하고 사과에 나섰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했고, 정용진 회장도 지난 19일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었다며 그룹을 대표해 사죄했다.
후속 사과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가 지난 19일 광주 5·18기념재단을 찾아 사과 면담을 시도했지만, 5월 단체는 만남을 거부했다. 경위 파악과 책임 있는 조치가 먼저라는 취지다.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도 이번 사안에 대해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자회사 마케팅 사고가 글로벌 브랜드 차원의 관리 이슈로까지 번진 모양새다.
주식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은 사과 이후의 소비자 반응이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불매 움직임으로 이어질 경우 매장 방문객 수와 앱 주문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마트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핵심 자회사라는 점에서 단순한 평판 리스크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고객분들에게 불편과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행사는 즉시 중단했으며 향후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