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곳곳 무투표 당선 속출…유권자 선택권 약화 우려


기초단체장, 광역·지방의원 85명 당선 확정
유권자 빠진 선거…"찬반 투표라도 해야"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6·3 지방선거 경기도 내 무투표 당선자가 대거 나오면서 선거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유권자 선택권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통계를 종합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내에서는 기초단체장 1명, 지역구 광역의원 10명, 지역구 기초의원 65명, 비례대표 기초의원 9명 등 모두 85명이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하거나 사실상 확정했다.

무투표 당선은 후보자 수가 선출 정수와 같거나 적을 경우 투표를 하지 않고 당선을 확정하는 제도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후보가 1명뿐이거나 선거구별 의원 정수가 채워진 경우 선거일 투표 없이 당선인으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시흥시장 선거가 무투표 당선지역으로 확정됐다.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임병택 시장 후보가 단독으로 등록하면서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투표 절차 없는 당선자가 나왔다.

유권자들은 시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기회조차 사라지게 된 것이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부천2·안산2·안산5·화성6·화성8·시흥1·시흥3·군포4·파주1·용인3 등 10개 선거구에서 단독 후보 등록으로 무투표 당선이 결정됐다.

기초의원 선거 역시 수원·성남·안양·광명·평택·하남·용인 등 도내 곳곳에서 경쟁 구도가 무너지며 모두 29개 선거구에서 65명이 투표 없이 의회 입성을 확정했다.

특히 하남시의원은 전체 10명을 뽑는 선거에서 후보 4명이 투표없이 당선증을 받게 됐다. 전체 의원의 40%가 유권자의 선택 없이 당선을 확정지은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정 정당 쏠림 현상과 군소정당·야권 후보난, 공천 단계에서 사실상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가 무투표 당선 증가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투표 당선 증가가 선거 전체 분위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실상 선거가 조기에 끝나면서 유권자 관심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이 같은 분위기가 다른 선거구 투표율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시흥시장 선거가 투표 없이 결정되면서 주민들의 선거 참여 동기가 크게 약화됐다는 볼멘소리가 다른 후보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어차피 결과가 정해졌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선거운동 동력 약화와 함께 정책 검증 기능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쟁 후보가 없는 만큼 공약 검증과 공개 토론 과정이 생략되고, 후보 검증 역시 상대적으로 느슨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 신인 유입이 줄고 특정 정당 독점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과열 선거를 줄이고 선거 비용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후보 간 소모적 경쟁이 줄어 행정 안정성과 정책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거의 본질은 단순한 당선 절차가 아니라 유권자가 정책과 인물을 검증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무투표 당선 확대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소한 찬반 투표라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을 얻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는 주민이 지역 현안을 놓고 토론하고 평가하는 민주주의 과정"이라며 "무투표 당선이 반복되면 지방정치 활력과 책임 정치가 동시에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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