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주=최치봉 기자]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에 힘입어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우후죽순 늘고 있는 가운데 시행사와 투자자 또는 분양 희망자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자금 능력이 없는 발전사업자가 분양을 미끼로 선투자를 받은 뒤 양수·양도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공사 금액을 부풀려 정부 지원금을 가로채는 '사기 사건'으로 이어지기 일쑤여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최근 특가법(사기)과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전남 소재 태양광 개발업체 S사 대표 L 씨 등 2명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돼 관련자를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A 씨가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지난 2024년 9월 전남 신안군 임자면 소재 1MW급 태양광발전소 2기를 준공 후 발전소 권한을 넘기는 내용의 포괄양수도합의서를 체결했다. L 씨 등은 약속된 양도일을 지키지 않았고, 이후 2024년 12월 31일까지 완공해 인도할 수 있다고 설명한 뒤 A 씨로부터 계약금과 공사도급계약금 등 모두 39억 5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적시됐다.
그러나 A 씨는 공사 완료 시점이 2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발전소를 인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태양광 발전소는 지난해 12월부터 전력 생산을 위한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전소에서 이미 나오고 있는 월 4000만 원가량의 수익금 귀속 문제 등과 맞물려 양측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A 씨는 고소장에서 "L 씨 측이 2025년 11월 사용전검사가 완료됐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다가 같은 해 12월 3일 내용증명을 보내 중도금과 잔금 지급만 독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사 측은 "포괄양수도합의서 등에 명시된 중도금 문제 등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소유권을 넘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런 고소 내용을 토대로 계약 체결 경위와 자금 흐름, 계약 이행 여부 등을 살피고 있다.
이밖에 공사 금액을 부풀리는 '업 계약서'로 은행을 속여 무자본 태양광 사업을 한 업자들도 잇따라 유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는 최근 특가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태양광 설비업자 B 씨(53)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함께 기소된 농민 4명에겐 징역 10개월~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3년 또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전남 나주시와 전북 장수군 등지에 소재한 농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실제 공사비보다 공사 금액을 부풀리는 이른바 '업 계약서'를 작성·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도 지난해 7월 국무조정실이 수사의뢰한 태양광 발전소 관련 정책자금 불법 대출 사기 사건을 수사해 시공업자 및 발전사업자 등 7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처럼 개발업체와 발전소 분양 희망자간 계약 불이행을 비롯해 국가 정책자금 사기 대출, 영농형 태양광 설치 및 인허가 사기 등 태양광 발전소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햇빛연금'으로 불리는 영농형 태양광이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늘면서 농민을 현혹하는 업체들의 과대광고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무분별한 계약에 휘말리면 장기간 재산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업체들 말만 믿고 섣불리 태양광 설치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전남도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태양광 사기'로 경찰 신고가 접수된 건수는 10여 건으로, 전년도 5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