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일 때 판다?"…업계 1위 '배민' 매각하는 DH, 왜?


DH 재무 위기에 핵심 자산 매각 결정
쿠팡이츠와 시장 경쟁 치열…몸값 최대 8조 고평가 지적도

국내 배달 플랫폼 1위 배달의민족이 모회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재무 위기로 인해 인수 6년 만에 매물로 나온다. /우아한형제들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국내 배달 플랫폼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6년 만에 매물로 나온다. 모회사인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가 자금난을 이유로 배달의민족 매각에 나서면서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달 시장 성장이 정점에 달한 상황에서 출혈 경쟁이 심화하기 전 '고점 매각'을 노린 전략적 행보로 분석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DH는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매각을 위해 국내외 잠재 인수 후보군에 투자 안내서(티저레터)를 배포했다. 2020년 12월 인수 이후 6년 만이며, 매각 주관사는 JP모건이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네이버를 비롯해 알리바바, 우버 등이 거론되며 예상 매각가는 최대 8조원에 달한다.

앞서 DH는 지난 2019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약 40억 달러(한화 4조750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 안팎에서 배달의민족 몸값을 4조원대에서 8조원대까지 다양하게 보는 배경이다.

DH에 인수된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배달 특수를 누리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0년 1조336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2025년) 5조2830억원으로 5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 국내 배달시장 규모 역시 17조원에서 40조원으로 대폭 확대되며, 배달앱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배달 시장 팽창과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운 후발주자들이 등장하며 배달의민족의 독주 체제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무료 배달' 멤버십 경쟁이 격화되면서 배달의민족의 수익성 지표는 눈에 띄게 악화됐다. 격전의 중심에는 배달의민족의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한 쿠팡이츠가 있다.

2019년 인수 당시보다 두 배 가까이 뛴 8조원대 몸값까지도 거론되나, 시장 포화와 정부 규제로 인해 몸값이 과하게 책정됐다는 거품론도 제기된다. /뉴시스

쿠팡이츠의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54.1% 급증한 2조9006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5월 서비스 론칭 후 5년 만의 성과로, 1400만명에 달하는 쿠팡 유료 멤버십(와우 회원)을 기반으로 한 무료 배달 전략이 시장 침투의 핵심 동력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배달의민족 2314만명, 쿠팡이츠 1315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배달의민족이 7.4% 성장할 때 쿠팡이츠는 25.9% 급증하며 매서운 추격세를 보였다. 후발주자의 공세에 방어 비용이 늘어나면서 배달의민족 영업이익은 2023년 6998억원, 2024년 6408억원, 2025년 5928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모회사 DH의 절박한 재무 상황도 매각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DH는 지난해 기준 부채총액 61억6600만유로(약 9조2500억원), 부채비율 230%를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지난 3월 대만 배달 플랫폼 '푸드판다'를 매각한 데 이어 핵심 캐시카우였던 배달의민족까지 매물로 내놓은 배경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8조원이라는 몸값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배달의민족이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배달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장보기나 퀵커머스(즉시 배송) 등 신사업은 기존 이커머스 업체와 전면전이 불가피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정부의 수수료 규제 강화와 막대한 인수 자금을 감당할 국내 전략적 투자자(SI)가 부재하다는 점도 매각의 걸림돌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당사에서는 확인해 드리기가 어렵다"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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