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손실 우려' 삼성전자, 비상 관리 돌입…업계 "긴급조정 절실"


14일 반도체 생산 프로세스 조정 사전 조치
파업 참여 5만명…직간접 손실액 100조 추산

최승호 초기업노조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 참석해 크레인 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총파업 예고일을 일주일 앞두고 대규모 생산 차질에 대비한 비상 관리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직간접 피해액은 1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생산 프로세스를 조정하는 사전 조치에 들어갔다. 파업이 시작되면 대규모 생산 차질과 인력 부족으로 인한 품질 이슈가 생길 수 있어 미리 비상 관리 상황에 돌입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라인 초입에 투입하는 신규 웨이퍼 수량을 제한하고, 단가가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신 공정 위주로 제품 믹스를 재편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연봉의 50% 수준인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는 내용을 제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11~12일 중노위 중재로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추가 대화를 요청했고, 노조는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 안건이 없으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며 등을 돌리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실제 충격은 기존 예상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30조원 안팎이 거론됐지만, 현재 업계는 10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대로 5만명이 파업에 참여하면, 이는 제조공정의 중단을 의미한다"며 "반도체 공장이 중단되는 상황이 18일 동안 이어지고, 이를 회복하는 시간까지 더하면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파업이 18일간 지속될 경우 종료 이후에도 자동화 라인의 재가동, 정상화 과정에서 추가로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손실액이 막대한 만큼, 정부가 긴급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할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긴급조정권을 발동, 쟁의행위를 중지시킬 수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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