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 후폭풍이 6·3 지방선거 본선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김관영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약진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북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만큼 김 후보가 본선에서 선전하게 될 경우 제명과 공천을 둘러싼 책임론이 지도부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양강 구도의 전북지사 선거 판세는 안개속이다. 지난 10일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9~10일 전북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북지사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2%가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39.7%, 양정무 국민의힘 후보가 4.2%를 기록했다.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는 앞서 이른바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전북지사에 출마했다. 이 후보 역시 비슷한 의혹으로 당 윤리감찰을 받았지만 '혐의없음' 판단을 받으면서 경선에 참여했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김 후보가 무소속 출마 이후에도 경쟁력을 보이는 배경으로는 우선 현직 프리미엄이 꼽힌다. 김 후보는 현직 전북지사로서 도정 운영 경험과 지역 내 인지도를 갖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유권자 입장에서는 기존 도정을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일정한 안정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제명 과정에 대한 지역 내 반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됐지만, 이 후보 역시 유사한 의혹으로 감찰을 받았으나 후보가 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두 후보를 둘러싼 의혹 처리 과정이 달랐다는 점을 석연치 않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경선에서 탈락한 안호영 후보가 단식을 하는 등 당내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당시 당 안팎에서도 공정성 논란은 뜨거웠다. 특히 이 후보가 친정청래(친청)계로 분류되는 만큼, 일각에서는 경선 과정에 계파 구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북지사 선거가 단순한 광역단체장 선거를 넘어 정청래 대표 체제의 공천 리스크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치르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인 데다, 전북은 민주당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김 후보가 본선에서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하거나 이 후보를 위협할 경우, 경선 관리와 후보 검증 책임을 둘러싼 당내 논쟁이 불가피하다.
한 호남권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의 약진이 민주당으로서는 걱정이다. 감찰 과정을 석연치 않게 생각하는 시각이 있었고,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여론이 많다는 의미"라며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모습은 구겨지겠지만, 그만큼 우리가 더 각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지금 상태에서도 우리가 민심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좋은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호남에서도 민주당을 꼭 찍어야 한다는 생각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며 "민주당 후보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얼마든지 당선이 가능한 얘기"라고 짚었다.
신 교수는 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 대표의 연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는 "정 대표의 대표 연임 구상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입장이 굉장히 난처해질 것"이라며 "전북지사도 큰 선거지만 호남 지역 기초단체장 몇 곳이라도 조국혁신당 등에 뺏기면 '텃밭도 못 지키는 당 대표'라는 식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인구 비례에 따라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4월 말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비례 할당 후 무작위 추출했으며, 응답률은 14.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