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핵심 인재 붙잡기 '자사주 보상' 확산


SK바사·한미·대웅 RSU·RSA 도입…"주인의식 강화"
인재 잡고 현금 부담 줄인다…"단기 성과주의 우려"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주식 성과보상 제도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핵심 인재를 위한 카드로 '자사주'를 꺼내들었다. 단순한 주가 부양 차원을 넘어, 전문 인력 확보가 곧 경쟁력인 업계 특성상 임직원에게 실질적인 주인의식을 심어주고 이탈을 막는 보상 카드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조건부 주식 보상(RSU)'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고 약 171억원 규모의 자사주 39만주 매입에 나섰다. 구성원들은 최소 3년의 의무근무기간을 거친 후 주식을 받게 된다.

한미그룹 역시 올해 초 약 7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임직원 생산성 장려금(RSA) 목적으로 처분하며 인재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그룹 또한 지주사 대웅을 중심으로 RSU 제도를 운용하며 우수 인재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있다. 대웅은 2018년부터 기여도가 높은 직원에게 주식을 직접 무상 증여하는 '스톡그랜트(Stock Grant)'를 시행하는 등 주식 기반 보상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왔다.

업계가 도입 중인 주식 보상 제도는 크게 RSU와 RSA로 나뉜다. RSU는 매출·이익 증대나 신약 승인 등 중장기적 성과 목표를 달성했을 때 주식을 부여하는 '조건부 주식 보상' 방식으로, 주가 변동에 민감한 스톡옵션과 달리 임직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장기적으로 일치시키는 선진국형 제도로 평가받는다. 반면 RSA는 기존의 현금 성과급(PI)을 자사주로 직접 수령할 수 있게 하는 '제한조건부 주식 부여' 방식으로, 임직원이 성과에 따른 결실을 즉각적인 주식 소유를 통해 체감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주식 기반 보상은 핵심 인력의 이탈을 막고 재무적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보상은 핵심 인재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강력한 결속 장치가 된다"고 했다.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해야 주식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되는 조건을 설정함으로써,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연구 및 영업 인력의 유출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의 주인의식 고취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임직원이 주주로서 기업 가치 제고에 동참하게 됨에 따라 개인의 성과가 주가 상승과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된다"며 "또한 대규모 현금 성과급 지출 대신 자사주를 활용함으로써 회사의 현금 유출을 방지하는 재무적 이점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절감된 재원은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이나 시설 투자에 재투입할 수 있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제도의 확산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적에 연동된 보상이 강조되다 보니 숫자를 만들기 위한 단기 성과 중심 전략에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임직원들이 체감하는 실제 보상 규모가 줄어들어 오히려 동기부여가 저해될 수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은 기업의 성장을 임직원과 나누겠다는 의지"라며 "성장과 보상이 선순환하는 인적 투자 행보는 당분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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