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붐은 온다"…중동 수요 밀고 마스가 당기고


호르무즈 봉쇄發 선박 수요 급증에 한미 마스가 협력까지
1분기 수주액 전년比 최대 210% 급증…연간 최대 실적 기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운반선. /HD현대중공업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미국과의 조선 산업 협력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슈퍼사이클이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신규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발주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1500억 달러(한화 약 220조원) 규모의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마스가(MASGA)' 프로젝트까지 실행 궤도에 오르면서 업계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2조원을 넘어선 상황. 업계 내에서는 올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5643만CGT(2036척)로 전년 7678만CGT(3235척) 대비 27% 쪼그라들며 '발주 절벽'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예기치 못한 전쟁이 발발하며 흐름이 바뀌었다.

미국·이스라엘과의 분쟁 격화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길목이 막히자 글로벌 선사들은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로 눈을 돌렸다. 항로가 길어지면 운항 기간이 늘고, 그만큼 선복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항로 장기화로 선박 운항 기간이 늘어나면서 회전율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시장에 공급되는 해상 운송 능력(선복)이 감소하는 것이다.

선박이 부족해진 선사들은 신규 발주에 나섰고 이에 지난 3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보다 31% 늘어난 406만CGT(135척)를 기록했다.

발주가 늘어나면서 국내 조선사들도 수혜를 입었다. 올해 1분기 수주 실적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357만CGT(85척)를 따냈다. 회사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이 전년 동기(20억6000만 달러)의 세 배를 훌쩍 넘어선 63억9000만 달러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28억4000만 달러,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에탄운반선·컨테이너선 등을 포함해 31억 달러를 각각 확보했다.

마스가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화필리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수주 모멘텀과 함께 미국발 호재도 가세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워싱턴DC에서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KUSPI) MOU에 서명한 것. 양국은 연내 워싱턴DC에 협력센터를 설치하고 공동 연구개발(R&D), 기술 교류, 인력 양성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의 쇠퇴한 조선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1500억달러(약 220조원) 규모의 재건 구상이다. 이번 MOU는 그간 선언적 합의에 머물렀던 협력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한 군함 건조 가능성까지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군수지원함·선박 MRO·부유식 데이터센터(FDC) 등 신규 사업 영역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화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한화 약 7조원)를 투자해 연간 최대 20척 생산 체제를 구축 중인 한화그룹과 미국 방산조선사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와 호위함 공동 건조를 논의 중인 HD현대중공업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MOU 체결 소식이 알려진 이후 조선주들은 일제히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을 낙관하고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 승인에 따라 올해 하반기 LNG선 발주 수요 확대와 선가 상승이 기대된다"며 "오는 6월부터 MASGA 모멘텀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비싼 가격에 수주한 선박들이 매출에 반영되고 건조에 적용되는 환율도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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