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사무' 연금공단 운영비, 국민 보험료로 충당···국고지원 1.6%뿐


올해 6000억 중 100억만 정부지원...매년 예산처 증액 거부
이달말 기금위서 내년 운영비 복지부 요구안 의결

2014년 7월 24일 서울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에서 노인들이 기초연금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정부가 국민들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국민연금 사업을 주관하지만 국민연금공단 운영비는 대부분 가입자 보험료로 충당하는 상황이 16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연금공단 운영비 2% 가량만 지원하면서 가입자들이 나머지 98%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말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2027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내년도 국민연금공단 관리운영비에 대한 복지부의 국고지원 요구액이 담긴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복지부가 요구하는 금액과 상관없이 국민연금공단 관리운영비는 100억원만 국고지원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복지부는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안)에 올해 국민연금공단 관리운영비로 605억원을 요구했다. 총 관리운영비(안) 6052억원의 10%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치면서 100억만 국고지원하고 나머지는 가입자 보험료로 메웠다. 1.6%만 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 98% 이상은 가입자 보험료 등으로 충당한 것이다.

국민연금법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사업을 주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사업을 국민연금공단에 위탁한다. 국민연금 사업은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사무인만큼 국민연금제도가 처음 시행됐던 1988년부터 1991년까지는 정부가 공단 관리운영비 전액 지원했다. 하지만 지원 비율이 점차 줄다가 2010년부터 총 관리운영비의 약 2%에 불과한 100억원만 정액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 노후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역할인 국민연금공단 운영비 지원조차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 강사는 "국민연금법은 국민연금 사업을 복지부가 주관하며 연금공단에 위탁하는 국가 사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정부 위탁기관 운영비인데도 정부가 극히 일부만 내면서 대부분 가입자 보험료로 메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정부가 국민연금 재정 불안정성을 주장하면서도 최소한의 재정지원 역할도 안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국민연금 재정 지원과 공단 운영비에 대한 정부 역할 부재를 비판해왔다. 지난해 10월 30일 국정감사에서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사회보험인 건강보험 경우 투입되는 국고 지원이 연 10조원인데 국민연금은 10분의 1 수준"이라며 "2036년부터 국내총생산(GDP)의 1.25%를 투입하면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당장 큰 규모 재정 투입이 어렵다해도 최소한 국가 책임 이행은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24년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지원금은 12조1658억원이었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획재정부와 예산 논의할 때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국가 사업인데도 정부가 국민연금공단 관리운영비 2%도 안되는 100억원만 정액 지원하고 있는 것은 재정당국이 복지부와 국회 증액 요구를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은성진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정부는 국민연금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 말하지만 공단 운영비조차 국민들 보험료로 충당하는 것은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국내총생산의 0.5% 수준이라도 재정 지원을 해야 보험료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과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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