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력 유출 가속화…'경력 법관' 지원 검사 역대 최대


기존 최고 기록 48명 이미 넘어서
10월 검찰청 폐지 앞두고 사기 저하
퇴직·휴직·파견으로 인력난·업무폭증

올해 경력 법관 임용에 지원한 검사 출신 인원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올해 경력 법관 임용에 지원한 검사 출신 인원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함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이 예정되면서 검찰 이탈 흐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2026년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 절차에 지원한 검사 출신 인원은 역대 최다 기록인 48명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200~300명 수준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정확한 지원자 통계는 오는 10월 임용 절차 종료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검사 출신 경력 법관 지원은 검찰청 폐지가 확정된 이후 가파르게 늘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원자 수는 지난 2018년 7명에서 2019년 12명, 2020년 22명, 2021년 26명, 2022년 32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3년 28명, 2024년 25명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48명으로 급증했다.

검찰의 위상 추락과 불확실해지는 미래가 조직 이탈을 가속화시킨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체제로 재편되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의 역할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최근 검찰개혁추진단에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정치권의 잇단 비판 공세 역시 기름을 붓고 있다는 평가다. 국회에서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과거 검찰 수사를 겨냥한 국정조사에 이어 조작기소 특검법안까지 발의된 상태다.

검사들의 퇴직 및 휴직도 증가세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퇴직한 검사는 총 69명이다. 지난해부터 약 1년 4개월 동안 검찰을 떠난 검사는 24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3월 휴직한 검사는 57명으로, 지난해 연간 휴직자 132명의 43% 수준에 달한다.

대검찰청 자료사진 /더팩트 DB

이에 더해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 등 이른바 '3대 특검'과 종합특검 파견까지 이어지면서 일선 검찰청의 인력난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검사 현원은 2016명으로, 법정 정원(2292명)의 약 88% 수준에 그쳤다.

인력 공백은 결국 사건 처리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관내 지청을 포함한 전국 지검의 미제 사건은 지난 2월 말 기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2024년 5만~6만건 수준을 유지하던 미제 사건은 지난해 9만건대로 늘었고,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검찰 위상 추락, 정치권의 압박, 사기 저하, 인력 이탈, 업무 과중의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방선거 이후 조작기소 특검이 가동되고 검사의 수사권을 근본적으로 박탈하는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면 이탈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형사소송법 개정 등 향후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까지 검사를 아예 배제한다는 움직임도 있더라"며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떠나 형사사법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일선 검사들이 전망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h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