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예은 기자] 고 채수근 상병 유족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놓고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채상병의 유족과 군 인권센터는 8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 등을 선고한 판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 채수근 상병의 어머니는 "지휘관들의 잘못된 판단과 지시로 허망하게 자식을 보낸 부모의 억울함과 원통함을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게 법의 엄중함을 보여줄 줄 알았다"며 "아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이 이렇게 가볍다면 어느 부모가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내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징역 20년이 나와도 제 자식은 없는데 임성근과 박상현, 최진규는 끝까지 과실과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이들에게 엄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실질적 작전통제권이 없는 상황에서도 무리한 수중 수색을 지시해 채상병을 사망하게 한 책임을 인정하며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함께 기소된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에겐 각각 금고 1년6개월, 이용민 전 대대장에겐 금고 10개월, 장 모 중대장에겐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채상병 유족은 선고가 끝나자 재판장을 향해 "임성근 형량이 너무 적다. 과실 인정을 안 하고 있다"며 "죄값을 받아야 한다"고 소리쳤다. 재판부가 자리를 떠난 뒤에도 피해자 가족들은 한동안 오열하며 30여 분간 법정 앞을 떠나지 못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은 "이완규 변호사 등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의뢰인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이유만으로 발언하지 말아야 할 내용들도 법정에서 언급하고 있다"며 "이들의 변론 행태나 주장의 요지가 유족들에겐 2차 가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소장은 "오늘 판결은 군 사망 사건에서 나타나는 은폐나 축소, 왜곡에 대한 부분에 경종을 울렸다는 지점에선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여기서 끝나선 안 된다"며 "한 병사의 죽음의 실체적 진실을 가리려고 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사건 은폐에 가담했던 이들도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이날 성명서에서 "채해병이 순직한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야 책임을 가리는 판결이 나왔지만 고인과 유족의 아픔, 국방 신뢰를 훼손한 결과를 생각하면 결코 무겁다고 보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서로 미루고, 혼자 살겠다고 구명 로비를 시도하고, 동료를 항명죄로 팔아넘기는 일에 처절한 반성과 통렬한 사과를 해야 한다"며 "과실치사 재판의 1심은 끝났지만 윤석열 정부의 수사 외압과 박정훈 대령 항명 조작 사건, 호주대사 도피 등 아직 밝혀야 할 진실이 산더미"라고 부연했다.
ye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