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리은행이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을 끌어올렸음에도 대손비용 증가와 비이자이익 부진이 겹치며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조달비용 절감과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이자이익은 개선됐지만,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 방어를 위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기조 속에 수익자산 확대 여력이 제한됐고, 이 과정에서 대손비용 증가와 비이자이익 감소를 흡수할 실적 방어력도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6350억원 대비 17.8% 감소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중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NIM이 개선됐음에도 뒷걸음쳤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NIM은 1.51%로 전년 동기 1.44%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자이익도 전년 동기 1조9180억원에서 2조410억원으로 6.4% 늘었다.
실적 부진에는 비이자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가 함께 작용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1610억원으로 전년 동기 2540억원 대비 36.6% 줄었다.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도 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300억원 대비 52.2%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늘었지만 비이자 부문의 부진과 충당금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후퇴한 구조다.
특히 실적 부진의 배경 중 하나로는 그룹 CET1비율 방어를 위한 RWA 관리 기조도 지목된다. CET1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눠 산출되는 만큼, RWA 증가 억제는 자본비율 관리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그룹 내 RWA 비중이 큰 은행의 여신 성장 속도 조절이 자본비율 개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다만 RWA 통제는 은행의 수익자산 성장도 함께 제한한다. 중소기업·SOHO 등 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여신을 줄이면 CET1 방어에는 유리하지만, 대출자산 확대와 이자수익 증가 여력은 약해질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RWA는 전년 동기 190조6890억원에서 191조2220억원으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신 포트폴리오에서도 성장 억제 흐름이 나타났다. 대기업대출은 53조6530억원에서 59조4910억원으로 10.9% 늘었지만, 중소기업대출은 129조6780억원에서 124조6230억원으로 3.9% 감소했다. 이 가운데 SOHO대출은 46조7880억원에서 42조8760억원으로 8.4% 줄었다.
이 같은 자산 성장 조절은 자본비율 개선으로 이어졌다. 우리금융그룹 CET1비율은 전년 동기 12.4%에서 13.6%로 1.2%포인트 상승했고, 우리은행의 CET1비율도 13.5%에서 14.9%로 1.4%포인트 개선됐다. 그룹 차원의 밸류업과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필요한 자본 여력은 강화된 셈이다.
금융업계에서는 향후 생산적 금융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RWA 통제를 넘어 자본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SOHO 여신을 줄이는 방식의 자본 관리는 단기적으로 CET1비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자수익 기반과 생산적 금융 확대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며 "우리은행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기반의 자산 배분을 통해 자본비율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리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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