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아이엠 포포', AI 기술의 확장성과 한계


대한민국 최초의 100% 생성형 AI 장편 영화 등장

오는 21일 개봉하는 아이엠 포포는 인간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로봇 포포가 잠재적 범죄성을 지닌 인간을 살해하게 되면서 확률로 판단하는 AI와 희망을 믿는 인간 사이의 충돌을 그린 작품이다. /시네마 뉴원

[더팩트|박지윤 기자] 분명 한국 영화계의 유의미한 도전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꼭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AI(인공지능) 기술의 현재와 한계를 동시에 확인시켜 준 '아이엠 포포'다.

오는 21일 스크린에 걸리는 '아이엠 포포'(감독 김일동)는 인간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로봇 포포가 잠재적 범죄성을 지닌 인간을 살해하게 되면서 확률로 판단하는 AI와 희망을 믿는 인간 사이의 충돌을 그린 국내 최초 AI 장편 영화로, 네이버 웹툰 '까뱅'을 선보였던 김일동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작품은 가정용 컴퓨터로 태어난 포포가 자신의 출발점을 소개하고 1976년 집에 혼자 있다가 위험에 빠진 아기를 구하면서 처음으로 존재 이유를 자각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물이 끓고 있는 냄비가 올려진 가스레인지에 손을 뻗으려는 아기를 본 순간, 자신의 화면에 새로운 걸 띄우면서 시선을 돌린 것.

이후 시간이 흐르고 인간들과 AI가 함께하는 일상이 익숙해짐에 따라 각종 재난을 예측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AI 경찰 포포의 전방위적 활약을 조명한다. 그렇게 인간을 수호하는 경찰 시스템으로 진화한 포포는 빅데이터가 예측한 미래의 범죄자를 선제적으로 제거하기에 이르고 이로 인해 세상이 발칵 뒤집힌다.

아이엠 포포는 김일동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자 100% 생성형 AI 장편 영화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네마 뉴원

AI 경찰 포포는 모든 것이 오직 인간을 위한 최적의 판단이었다고 스스로의 선택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범죄 가능성만을 이유로 아직 어떠한 일을 벌이지 않는 초등학생을 선제적으로 제거한 사건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치열한 법정 공방으로 이어진다.

이에 포포는 처음으로 자신의 논리와 인간의 감정 사이 균열을 마주한다. 그리고 작품은 이를 보고 있는 스크린 너머의 관객들에게 완벽한 논리와 데이터로 움직이는 알고리즘의 결정과 비합리적이고 모순적이지만 감정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아이엠 포포'는 김일동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캐릭터들의 목소리 연기를 전문 성우들에게 맡긴 것 외에 기획부터 연출과 캐릭터 구현, 장면 구성 전반 등을 생성형 AI로 약 두 달 만에 완성한 작품이다.

그동안 AI로 만든 단편부터 이를 활용한 장편 영화 '중간계'(감독 강윤성)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대중과 만나왔다. 이 가운데 등장한 '아이엠 포포'는 AI를 보조 도구가 아닌 창작의 주체로 활용하면서 기존 AI 영상의 기술적 시도를 넘어 서사 영화로서 완성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있다.

아이엠 포포는 김일동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캐릭터들의 목소리 연기를 전문 성우들에게 맡긴 것 외에 기획부터 연출과 캐릭터 구현, 장면 구성 전반 등을 생성형 AI로 약 두 달 만에 완성한 작품이다. /시네마 뉴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영상미와 완성도는 다소 늦은 개봉 시기 때문에 아쉽게만 느껴진다.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세상에서 완성된 지 1년 만에 베일을 벗게 된 만큼, 기술 자체로 이렇다할 놀라움을 안겨주지 못한다. 오히려 애니메이션도, 실사도 아닌 듯한 이질적인 그림체부터 대사와 전혀 맞지 않는 입 모양 등은 몰입도를 방해한다.

그럼에도 김 감독이 혼자서 AI를 활용해 60분이 넘는 장편을 완성했다는 합리성과 작품이 펼쳐내는 이야기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AI와 인간의 공존은 당연해졌고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는 불안함이 커지는 나날 속에서 범죄 가능성을 예측한 AI가 선제적으로 인간의 생사까지 관여하는 설정을 통해 이러한 두려움을 정면으로 건드리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어디까지 AI의 판단을 신뢰할 수 있고 그 경계는 어떻게 정해야하는지, 더 나아가 아무것도 저지르지 않은 개인을 제거하는 판단이 사회 전체를 위한 것이라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해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대한민국 최초의 100% 생성형 AI 장편 영화'라는 문구를 내세우고 있지만, 기술적인 발전의 놀라움보다 지금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질문과 메시지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아이엠 포포'는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64분이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