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K팝과 한국 영화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극장은 K팝과 관련된 여러 콘텐츠를 스크린에 걸고 관련 공간을 조성하고, 관객들은 적극적인 소비와 관심으로 이에 응답하고 있다. <더팩트>는 극장에 걸리고 있는 K팝 콘텐츠의 진화 과정과 현재를 짚어보고 이러한 변화가 한국 영화계 산업에 어떤 변화를 안겨주고 있는지 알아봤다.<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극장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침체기를 겪으면서 K팝 콘텐츠 외에도 스포츠 경기 생중계나 공간 자체를 색다르게 활용하는 등 여러 돌파구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여러 시도를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확실한 수요층을 바탕으로 뚜렷한 흥행 성과를 입증하고 있는 K팝 콘텐츠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는 코로나19 이후 OTT 플랫폼이 급성장하고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차별화된 체험형 콘텐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강력한 대안으로 K팝 콘텐츠가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엔터테인먼트도 공연과 영화, 굿즈와 공간 경험을 결합한 수익 모델을 적극적으로 선보였다. 더 나아가 극장은 공연 실황 영화와 VR 콘서트 등의 상영을 넘어 공간 자체를 아티스트가 중심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다시 말해 일반 상업 영화처럼 대규모 흥행보다는 확실한 팬덤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형성하게 됐고 극장 산업과 팬덤 문화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새로운 형태의 관람 문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작품의 흥행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2024년 개봉한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누적 관객 수 35만 명을 동원하고 매출액 100억 원을 넘기며 공연 실황 영화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해당 기록은 특수관 중심의 개봉과 높은 티켓 가격이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팬덤의 화력에 힘입어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일반 상영관이 15000원 수준인 가운데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의 일반 상영관은 25000원으로 책정됐고 통신사 할인이나 조조할인 등 여러 티켓 할인 혜택이 적용되지 않았다. 여기에 공연 실황 영화 사상 최초로 IMAX와 ScreenX에서 동시 개봉하면서 티켓 가격이 각각 35000원과 32000원까지 높아지면서 관람 부담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폭넓은 연령층을 아우르는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극장가의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지난 2월 개봉한 'Stray Kids: The dominATE Experience(스트레이 키즈: 더 도미네이트 익스피리언스)'는 개봉 첫 주말 멕시코와 영국 등 전 세계 61개 지역에서 191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글로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또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첫 번째 VR 콘서트는 세계 20여 도시에서 17만 관객을 동원하며 7~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투어스의 VR 콘서트는 단일관 개봉이라는 제한적인 환경에서도 누적 관객 수 4만 명과 평균 좌석 점유율 81%를 달성하며 기존 VR 콘서트 성적을 크게 뛰어넘고 K팝 VR 콘서트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극장 관계자 A 씨는 <더팩트>에 "이제 팬덤 콘텐츠는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팬들과 함께 그때 그 순간을 큰 스크린으로 추억할 수 있는 등 여러 이유로 콘서트를 갔어도 공연 실황 영화를 다시 볼 정도로 이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덕분에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극장으로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를 넘어 해외 관객들의 수요도 매우 높다고. 관계자는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고 이를 보려고 한국을 방문하는 팬들도 많지만 티켓을 구하지 못해서 라이브 뷰잉 등으로 공연을 즐기기 위해 한국을 찾는 관객들도 많다"고 전하며 해당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다시금 확인시켜 줬다.
물론 공연 실황 영화가 극장가에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영화가 5:5의 수익 구조를 형성하는 반면, 공연 실황 영화는 6:4 또는 7:3의 비율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아티스트가 수익의 90%를 가까이 가져가는 사례도 존재한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이 K팝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당장의 수익성보다 관객 유입을 확대하고 영화관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의미가 있다는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극장 관계자는 "예전에도 이러한 콘텐츠가 있었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움직임이 빨라진 게 맞다"며 "극장과 엔터테인먼트의 니즈가 맞아야 일이 진행된다. 라이브 뷰잉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된 만큼 스케줄과 시장 상황도 봐야 한다. 일반 영화와 동일하게 최소 일주일은 걸려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앞뒤로 다른 아티스트의 공연 실황 영화가 개봉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포토카드 등 주차 별로 다르게 제공되는 특전은 선착순이다 보니까 오픈하자마자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편이다. 아티스트 관련 매점 메뉴도 오픈한 날 첫 타임에 바로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후 평일에는 잠시 소강상태지만 주말에 다시 매출이 확 뛴다. 손해 보는 구조는 아니기에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들은 이미 검증된 팬덤 기반의 안정적인 수요 구조가 형성된 만큼 K팝 콘텐츠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계 관계자 B 씨는 "흥행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관객 유입과 부가 수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로 향후 극장 산업에서 K팝 콘텐츠의 비중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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