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지·평형인데도…강남권 전세시장 이중가격 구조 심화


반포자이 85㎡, 최대 11억1659만원 격차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이중가격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이중가격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대차 2법 시행 5년 차를 맞아 법정 상한 5%가 적용된 갱신 계약과 시장가로 형성된 신규 계약 간 격차가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지난 1월 5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의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실거래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시장 이중가격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세 실거래 3만8246건 중 신규 계약 1만7825건의 중위 보증금은 5억8500만원으로, 갱신 계약 1만9166건의 중위값 5억3000만원보다 5500만원 높았다. 평균 기준으로는 5297만원 격차가 발생했다. 법정 상한에 묶인 보호 가격과 시장 가격 간 약 10% 수준의 괴리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 격차는 강남권에서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신규·갱신 중위 보증금 차이가 2억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컸다. 이어 강동구와 은평구가 각각 1억원, 송파구 8800만원, 동대문구 7500만원, 성북구 6000만원, 강남구·성동구 5000만원 순이었다. 마포구와 용산구도 각각 4000만원, 3750만원 격차를 보였다.

단지별로는 격차가 더욱 극단적으로 벌어졌다. 1월~4월 같은 단지·같은 평형에서 신규와 갱신 거래가 모두 존재한 4006개 그룹을 분석한 결과, 가장 큰 차이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5㎡에서 나타났다.

해당 단지에서는 갱신 최저가가 1월 15일 7억8341만원, 신규 최고가는 3월 13일 19억원으로 최대 11억1659만원 격차가 발생했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60㎡ 역시 신규 최고 16억원과 갱신 최저 7억336만원 사이에 8억9664만원 차이가 났다.

비강남권에서도 격차는 적지 않았다. 마포그랑자이 85㎡는 5억원, 헬리오시티 85㎡는 1억1100만원, 힐스테이트 강동 리버뷰 85㎡는 4억8799만원의 격차가 났다.

갱신권 사용 비율은 하락세다. 1월 45.5%에서 4월 42.2%로 떨어졌고 전세 기준으로는 57.1%에서 50.6%로 급감했다. 갱신권을 이미 소진한 임차인이 시장 가격에 직접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책 변수도 겹치고 있다. 이달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매도와 임대 공급이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 2024년~2025년 입주한 신축 단지의 임대차 70.6%가 월세로 거래되는 등 전세 공급의 유연성도 떨어진 상태다.

양 전문위원은 "갱신권을 소진한 임차인이 시장가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강남권 보증금은 반등하고 비강남권은 약세를 보이는 권역별 디커플링은 매물 잠김이 임대 시장에 비대칭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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