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자축구단, 한국 온다…적대적 두 국가 이후 처음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참석
수원FC위민과 사상 첫 남북 클럽 대결
통일부, 원만한 진행 위한 협력에 방점

북한이 경기 수원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 축구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팀 선수들을 격려한 모습. /뉴시스. 조선중앙TV갈무리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북한이 경기 수원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 축구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전환한 이후 한국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한국의 '수원FC위민'과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을 치른다.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는 각국 리그 우승 팀이 참가해 아시아 최강 클럽을 가리는 여자 클럽 대항전이다.

북한은 지난 1일 AFC 측에 예비 선수 4명을 포함한 선수 27명과 스텝 12명 등 총 39명의 명단을 통보했다. 이들은 오는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평양에 연고를 두고 있으며 2012년 창단했다. 감독은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리유일이다.

축구단은 북한 소비재 기업인 '내고향'의 후원을 받는 기업형 체육단이다. 선수단 상당수는 17세 이하(U-17), 20세 이하(U-20) 연령별 월드컵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국가 대표급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 여자 축구팀이 한국을 찾은 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남북 대결이 성사된다면 국제 여자축구 클럽대회 최초라는 의미가 있다.

북한 선수단의 한국 방문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2018년 9월 창원 세계사격선수권 대회, 10월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12월 국제탁구연맹(ITTF) 2018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대회 단일팀 혼합 복식을 위해 선수단을 보낸 바 있다.

북한 선수들이 지난 3월 9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컴뱅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조별 리그 B조 3차전 중국과 경기 전반 32분 김경용의 선제골에 환호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통일부는 북한의 이번 결정에 대해 당장의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국제대회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경기와 클럽대항전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보고 있다"며 "정부가 이 부분을 개입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북측 선수단이 오기 때문에 관련된 지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할 것"이라며 "최대한 국제대회라는 점을 존중하면서 소통하고 협력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국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이 행사가 잘 시작돼야 한다는 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선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경기로서, AFC 범위 내에서 운영되는 그 틀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당국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경기 관람 여부에 대해선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준결승전에서 승리한다면 오는 23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이럴 경우 북한 선수단은 일주일가량 한국에 머물게 된다.

축구단은 이번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로 2위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이번 준결승에서 맞붙는 수원FC위민과 만나 3대 0 승리한 바 있다. 8강에서는 호치민 시티(베트남)를 3대 0으로 꺾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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