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장 이전 대책은 지자체 책임…토지수용위와 무관"


"지자체장에 이주대책 직접 신청해야"

공익사업으로 공장이 수용된 경우 사업시행자인 지자체에 공장 이주대책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공익사업으로 공장이 수용된 경우 사업시행자인 지자체에 공장 이주대책을 직접 신청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지난 3월 6일 A 씨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고양시장을 상대로 낸 수용 재결 취소 등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 씨는 십수년간 고양시에서 목재가공 공장을 운영해왔다. 이후 도로개설공사 사업 부지에 공장이 포함되면서 수용 절차가 진행됐다. 경기도지방토지수용위는 2024년 2월 공장 등에 대해 이전 재결을 했다. 이전 재결은 사업시행자가 수용된 토지 내 시설의 소유자와 협의가 되지 않을 때 이전을 명령하는 행정 처분이다.

A 씨는 금전보상이 아닌 대체부지 제공을 원한다며 같은해 3월과 7월 두 차례 중앙토지수용위에 이의신청서와 의견서를 제출했다.

고양시장은 공장 이주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중앙토지수용위는 공장 이주대책 수립 의무나 금전보상의 적정성을 심리하지 않은 채 재결을 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고양시장이 자신의 의무인 공장 이주 대책을 세우지 않은 부작위가 있다는 A 씨의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이 인정되려면 행정청에 명시적이고 확정적인 신청을 해야한다. A 씨는 중앙토지수용위에 이의신청서와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고양시장에게 공장 이주대책 수립을 직접 요청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중앙토지수용위 이의 재결 취소 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토지수용위의 재결사항이 손실보상, 수용 구역, 수용 개시일 등에 한정된다고 봤다. 공장 이주대책 수립 여부는 사업시행자의 영역으로, 토지수용위가 이를 조사·심리하지 않았다고 재결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냈다.

재판부는 "공장 이주대책은 헌법상 정당한 보상이 아닌 생활보상 성격"이라며 "토지수용위의 손실보상 재결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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