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그녀가 돌아온 날', 간결하면서도 미묘한 일상의 조각들


홍상수 감독의 34번째 장편 영화…송선미 주연·김민희 제작실장으로 참여

오는 6일 개봉하는 그녀가 돌아온 날은 결혼 후 연기를 안 하게 됐다가 이혼 후 다시 일을 하기 위해 독립영화 한 편을 찍은 중년의 배우 배정수의 하루를 그린 작품이다. /(주)영화제작전원사

[더팩트|박지윤 기자] 등장하는 인물도 적고 배경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분명히 단순하게 일상의 조각들을 다루는데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할 수 없는 활약과 연출은 자꾸만 그 안의 캐릭터를 곱씹고 더 나아가 나의 일상도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간결하면서도 미묘한 홍상수 감독의 '그녀가 돌아온 날'이다.

오는 6일 개봉하는 '그녀가 돌아온 날'(감독 홍상수)은 결혼 후 연기를 안 하게 됐다가 이혼 후 다시 일을 하기 위해 독립 영화 한 편을 찍은 중년의 배우 배정수(송선미 분)의 하루를 그린다.

작품은 독립 영화가 개봉하면서 오랜만에 세상에 배우로서 얼굴을 내밀게 된 배정수가 독일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와 만나 인터뷰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30분 간격으로 세 명의 기자와 연달아 인터뷰를 하게 된 그는 모든 질문에 최선을 다해서 답을 하고 쉬는 시간에는 담배를 피우며 숨을 고른다.

그렇게 기자들과 인터뷰를 끝낸 배정수는 새로 시작한 연기 수업을 들으러 간다. 오늘 했던 인터뷰를 다시 재현해 보라는 연기 선생님의 말을 들은 그는 이를 회상하면서 대본을 쓰고 연습하기 시작한다.

이후 파트너와 호흡하며 자신이 겪었던 일을 대사로 내뱉는 배정수는 인터뷰 중 가장 중요한 부분에 다다르자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도 수업을 무사히 끝낸다. 그리고 맥주 한잔을 하자는 연기 선생님의 제안을 뒤로 하고 딸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향한다.

그녀가 돌아온 날에는 홍상수 감독과 여러 번 호흡한 배우 송선미 조윤희 박미소 하성숙 신석호 등이 출연했고, 홍 감독과 불륜 관계이자 지난해 아들을 출산한 김민희가 제작실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주)영화제작전원사

'그녀가 돌아온 날'은 홍상수 감독의 34번째 장편 영화이자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된 작품이다. 배우 송선미 조윤희 박미소 하성숙 신석호 등이 출연했고, 홍 감독과 불륜 관계이자 지난해 아들을 출산한 김민희가 제작실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소수의 배우와 4일 간의 짧은 촬영 기간 동안 최소한의 쇼트 구성으로 간결하게 완성된 '그녀가 돌아온 날'은 처음부터 끝까지 색을 지운 흑백 화면으로 이야기를 스크린에 펼쳐낸다.

각기 다른 느낌을 지닌 기자와 이들의 질문에 따라 달라지는 배정수의 답변부터 쉬는 시간에 홀로 담배를 피우는 인물을 찍는 방향, 커피에서 맥주로 마시는 음료가 바뀌는 등 특별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변화하는 주인공의 하루를 5장으로 나누어 담아낸다.

초반에는 비슷한 질문이 이어지는 인터뷰의 반복과 파편화된 기억들 속에서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뚜렷한 메시지를 찾으려고 애썼다. 그러다가 일상에서 또 다른 자신을 마주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때로는 극적인 반전 장치 없이 단조롭게 흘러가지만 자연스럽게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예상 밖의 흐름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웃음 포인트도 소소하지만 확실하다.

이를 이끄는 송선미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반복과 작은 변주 속에서 꾸밈없는 자연스러운 얼굴과 톤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든다. 여기에 '좋은 영화가 뭔지 따지는 게 쓸데없는 것 같다',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배정수의 대사는 홍 감독이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흥미를 더한다.

여기까지가 그동안 홍 감독의 여러 작품을 극장에서 관람했음에도 그의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녀가 돌아온 날'을 본 기자의 감상이다.

분명 정답은 없지만 대개 영화의 시사회와 함께 진행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감독과 배우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영화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감상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홍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의 만남을 패싱했기에 그가 어떤 시선으로 작품을 만들고 해석을 덧입혔는지 들어볼 수가 없어서 아쉬움을 남긴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84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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