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리=이선영 기자]
◆ 방송 : 더팩트 유튜브 콘텐츠 'THE 미스터리경제' EP.08
◆ 출연 : 금융증권부 이한림, 이선영 기자
◆ 편집 : 디지털미디어팀 이상빈, 이환호, 유영림 기자
선영>세상에 당연한 경제는 없다. 팩트 뒤에 숨겨진.
한림>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한림, 선영>더팩트 경제 추리 콘텐츠 '미스터리경제' 시작합니다.
한림>내 보물 말인가?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잘 찾아 봐. 이 세상 전부를 거기에 두고 왔으니까.
선영>(웃음) 선배 갑자기 녹화 중에 무슨 소리시죠?
한림>죄송합니다. 여러분 만화 '원피스' 다들 좋아하시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만화책. 누적 판매량 6억 부를 기록한 전설적인 만화 '원피스' 명대사로 오프닝을 해 봤습니다.
선영>아직 안 돌아오신 것 같은데.
한림>'너 내 동료가 돼라' 제가 지금 '해적왕'이 된 느낌인데. 30년 가까이 이게 연재되고 있어요. 1화부터 한 편도 빼놓지 않고 최근 '엘바프 편'까지 다 보고 있거든요.
선영>정말 대단하시네요. 찐 팬이시네요.
한림>그런데! 최근에 대박사건이 하나 또 있었어요. '원피스' 작가 우리 오다 에이치로 선생님께서 '원피스'의 정체를 적은 쪽지를 상자에 넣어서 바닷속 깊은 곳에 묻었다는 영상이 되게 화제가 됐어요. 팬들은 벌써 진짜 '대해적 시대'가 열렸다고 난리가 났었죠.
선영>그런데 오늘 '미스터리경제' 촬영일 아닌가요? '원피스' 만화의 인기가 미스터리인가요?
한림>아니죠. '원피스'의 인기는 전혀 미스터리하지 않고 당연한 겁니다. 이번에 또 '넷플릭스'에서 '원피스' 실사화 시즌 2가 나왔는데 안 보신 분은 꼭 보시길 바라요. 드디어 우리 귀염둥이 쵸파가 나오거든요. 또 쵸파 생각하면 눈물이... 이제 여기서 진짜 미스터리한 사실. 만화가 아니라 실제로 바닷속에 30조 원 가까이 되는 보물이 들어 있는 배가 발견됐대요.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영>30조? 좀 믿기지 않는 것 같은데요. '늑구'네 집 리모델링비가 3000억 원이 넘는데 몇 배인가요?
한림>그래서 오늘 파헤칠 '미스터리경제'는 '현실판 원피스'. '스페인 난파선 산호세호의 저주받은 유산'입니다. 시작합니다.
선영>선배, 아까 30조 원이라고 하셨는데 숫자로는 감이 안 오는 것 같습니다. 금괴라도 가득 실린 걸까요?
한림>배의 정체는 스페인 갤리언선 '산호세호'라고 하는데요. 이 배는 1708년, 300년도 전의 일이죠. 당시 콜롬비아 앞바다에서 영국 함대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배에는... 이 '산호세호' 안에는 남미에서 모은 금화와 은화가 1100만 개가 실려 있었다고 하네요.
선영>1100만 개나요?
한림>현재 가치로 따지면 약 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조 원입니다. 300년 넘게 카리브해 600미터 아래에 잠들어 있었는데 콜롬비아 정부가 그 위치를 찾아낸 거예요. 하지만 이제 도굴꾼들이 몰려올까 봐 현재는 국가기밀로 위치를 안 알리고 있다고 합니다.
선영>보물을 찾았으면 빨리 꺼내서 나눠 가지면 될 텐데 왜 아직도 바닷속에 있는 걸까요?
한림>저도 빨리 꺼냈을 것 같은데 왜 안 꺼낼까요? 이게 미스터리한 부분인데 바로 '소유권' 때문입니다. 지금 이 보물을 두고 삼파전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선영>삼파전이면 누구랑 누가 싸우고 있는 걸까요?
한림>우선 이 배를 처음에 발견한 것이 콜롬비아 정부는 아니라고 해요. 미국의 투자 그룹 '씨 서치 아르마다(SSA)'.
선영>오... 어렵네요
한림>'우리가 1982년에 먼저 발견했다. 그러니 우리 지분 절반 15조 원 내놔라'라고 주장을 하고 있죠.
선영>15조 원이면 원래 주인인 스페인은요?
한림>스페인 같은 경우는 이제 '이거는 우리 국기를 달고 가던 우리 군함이다. 우리 거니까 국제법상 침몰 군함은 우리 영토나 마찬가지니까' 뭐 절반만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전부 우리 거다. 30조 원은 다 우리 거다'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선영>그럼 배가 가라앉아 있는 콜롬비아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한림>네 당연하죠 만약에 내 집 땅굴 속에 뭔가 묻혀져 있는데 나는 몰랐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전에 살던 집주인 분이 그걸 묻어놨어. 그러면 이건 누구 걸까요? 약간 그런 개념으로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콜롬비아도 우리 영해에 있고. 이건 우리 조상들의 노동력으로 만든 문화유산이다. 콜롬비아 유물이 또 많이 발견됐다고 해요. '남의 나라 바다에서 무슨 소리냐' 하면서 절대 못 준다는 입장입니다.
선영>듣다 보니까. 정말 '현실판 원피스'처럼 느껴지는데 그런데 싸우기만 하다가 이렇게 영원히 못 꺼내면 30조 원이 바닷속의 돌덩이가 되는 거 아닌가요? 너무 아까운 것 같은데요.
한림>그래서 미스터리가 하나 더 있는데. 사실 이 보물이 세상에 나오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선영>왜 두려워할까요?
한림>30조 원어치의 금은보화가 한꺼번에 시장에 풀린다고 생각을 해 보세요. 그러면 금값이 요동칠 테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 보물은 바닷속에 잠들어 있을 때 가장 가치 있는 보물일지도 모른다는 거죠.
선영>그러면 저 보물은 그냥 바닷속에 있는 게 경제적으로 이득인 걸까요?
한림>네, 경제학에서는 이거를 '잠재적 가치'라고 하는데. 실제로 손에 쥐었을 때보다 거기에 어마어마한 게 있다고 믿을 때 시장이 또 안정되기도 하거든요. 마치 이제 '원피스'의 정체가 뭔지 모를 때 해적들이 그걸 찾으려고 '대해적 시대'를 열고 해적들이 꿈을 꾸는 것과 비슷한 거죠.
선영>꿈과 모험의 세계.
한림>그리고 만화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30년째 '원피스'의 정체가 공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만화를 계속해서 보게 되고 인기가 늘어나고 그래서 그 시장이 계속 유지가 되는 그렇게 볼 수 있다든가.
선영>그래서 '원피스' 작가님이 쪽지를 바다에 묻은 거군요. 정체가 밝혀지면 환상도 깨지고 주가가... 인기가 떨어질까 봐? 세상에 공개됐을 때 생길 혼란이나 이런 걸 걱정해서였을까요?
한림>네, 역시 눈치가 빠르네요. 보물은 손에 넣는 순간 탐욕의 대상이 되지만, 바닷속에 있을 때는 꿈이 되니까요. 물론 그 꿈 때문에 3개국이 법정에서 멱살잡이하고 있는 건 안 비밀입니다.
선영>네, 오늘 얘기를 들어 보니까 깊은 바닷속의 30조 원이 누군가한테는 꿈이지만, 누군가한테는 치열한 전쟁터가 되고 있다는 게 좀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주받은 보물 같은 생각도 드네요
한림>'해적왕' 골.D.로저는 멋지게 떠났지만 현실의 보물찾기는 법정과 외교가 얽힌 지독한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겠죠.
선영>저희도 녹화 끝나고 카리브해를 한번 가 볼까요? 금화 한 닢이라도 건질지...
한림>카리브해는 그런데 '캄 벨트(Calm belt)'가 아니에요. 그래서 거기는 해왕류(원피스 용어)가 없고 미국, 콜롬비아, 스페인 해군이 지키고 있어요. 만약에 고무고무 열매라도 먹었다면 모를까?
선영>고무고무?
한림>그러면 헤엄을 못 치니까 안 되겠네요.
선영>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지만 대충 선배가 '원피스'를 아주 사랑하고 있다는 건 알겠습니다.
한림>결국 만화 '원피스'는 찾는 과정이 즐거운 만화지만 현실의 '산호세호'는 누가 보물을 갖느냐보다 그 보물을 어떻게 가치 있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숙제 같아요. 300년 전의 금화가 과연 탐욕의 불씨가 될지, 인류의 자산이 될지, 저희가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영>여러분도 여러분만의 진짜 보물을 찾는 한 주가 되시길 바라겠고요. 저희 '미스터리경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한림, 선영>구독과 좋아요. '미스터리 경제' 안녕~ 다음 편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