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정책 발표와 현장 행보를 병행하며 선거전에 속도를 올렸다.
'몸 건강'에 이어 '마음 건강'을 축으로 한 공약을 내놓는가 하면 직장인과 당 조직을 잇달아 만나며 민심과 조직 결집을 동시에 겨냥했다. 다만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의 선거 지원 유세 초청 등에 대해서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 한국포럼'에 참석해 K-컬처 경쟁력을 주제로 한 논의에 참여한 뒤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필승결의 및 공천자대회에 참석해 선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민생 행보도 병행했다. 오 후보는 이날 낮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G밸리)를 찾아 젊은 직장인들과 식사를 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G밸리는 과거 구로공단에서 출발해 현재 IT산업 중심지가 된 곳으로 청년 노동자들이 밀집한 대표적인 업무 지역이다.
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직장인들의 고충을 들으며 "평범한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여러분의 하루가 곧 서울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의 역동성은 현장에서 땀 흘리는 직장인들로부터 나온다"며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공정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핵심 일정은 오후 2시 관악구 '서울마음편의점'에서 발표한 공약 '마음 체력 회복 서울'이었다. 이는 앞선 1호 공약 '신체 건강'에 이은 후속 버전으로 시민의 정신건강과 정서적 회복력을 도시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후보는 이번 공약을 통해 '마음안전벨트' 구축을 제시했다. 우선 160억원을 투입해 연간 10만명에게 심리상담 바우처를 제공하는 '전 시민 마음 재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1인당 최대 8회 상담을 지원해 경증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개입한다는 계획이다. 24시간 상담 서비스 '외로움 안녕 120'도 확대한다.
오프라인 치유 인프라 확충도 밝혔다. 성수동 일대에는 도심형 치유 공간 '서울 잇다 플레이스'를 조성하고 '마음편의점'을 전 자치구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1인 가구 밀집 지역에는 이동형 마음편의점을 운영해 접근성을 높인다.
대상별 맞춤 정책도 포함됐다. 어르신에게는 '손목닥터 9988'과 연계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중장년 남성에게는 영국 '맨즈 쉐드'를 벤치마킹한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전담 의료 센터와 가족지원 프로그램도 도입해 2030년까지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오 후보는 "누구도 외롭게 두지 않는 것이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의 기본"이라며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가 시민의 고단한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마음의 안전벨트'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만큼은 빈부격차나 사회적 성취여부와 무관하게 똑같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소득 격차가 건강 격차로 이어지면 행복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며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조금씩 안고 있는 외로움을 서울시의 정책적 투자를 통해 충분히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난 2년간 알았고 이제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정책기조와 함께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상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것을 놓고 "특별한 선거 전략보다는 그간의 시정 성과를 바탕으로 시민에게 진솔하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논란에 대해서는 정 후보를 향해 공세를 이어갔다. 오 후보는 '장특공 관련 입장을 그때그때 유리하게 해석한다'는 정 후보의 발언에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며 "대다수 서울 시민에게 주택은 유일한 자산이자 노후 기반인 만큼 정책의 법적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현안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와 박형주 부산시장 후보의 장동혁 당 대표 개소식 초청에 대해 "오늘 오전 서울시 당 차원의 필승결의대회를 보셨겠지만 자연스럽게 당 지도부와 노선을 달리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 유세 초청 여부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장동혁 대표는 공천자대회가 열린 장소와 가까운 국회 본관에 있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